[‘약’한 사회] “내 뼈를 부러뜨리고 싶어”…고통 속의 힘겨운 단약
[앵커]
우리 사회의 마약 중독 실태를 살펴보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중독을 인정하고 그만하겠다고 굳게 결심을 해도 마약을 끊는 일은 보통 힘겨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하루하루 금단증상과 사투를 벌이며 단약을 시도 중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신지수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어제 늦게 나간 손님들 것 설거지 좀 해놓고 (나가야죠)."]
출소한 지 석 달째, 김 모 씨는 식당 일을 마친 뒤 매일 자전거에 오릅니다.
마약 유혹을 떨치려고 하루 4시간씩 페달을 밟습니다.
[김OO/단약 3개월 : "오늘 어디까지 가야겠다 하고 목표를 정하니까 그게 도착했을 때 성취감도 생기고요. 끈기가 좀 생기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20대에 시작한 마약, 교도소를 10번 넘게 들락거리면서도 30년 넘게 끊지 못했습니다.
[김OO/단약 3개월 : "교도소 안에서는 엄청 후회하고 이제 나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그 생각들이 딱 (교도소)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싹 사라져요."]
이번에야말로 굳게 마음을 먹었지만, 언제 또 무너질까 여전히 두렵습니다.
[김OO/단약 3개월 : "중독자들하고 전화를 안 하고 오더라도 받고 나서 차단시키고… 내일 어떤 문제가 일어나서 내가 무너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20대 김 모 씨는 단약을 결심한 지 이제 1년이 됐습니다.
수년 동안 마약에 빠져 지낸 몸은, 약을 끊자 매일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김OO/단약 1년째 : "발가락 손가락 오그라들고 있고 몸도 슬슬 아파 오고. 관절을 그냥 꺾어서 부러뜨리고 싶은 느낌..."]
불쑥 불쑥 찾아오던 금단증상은 최근 겨우 잦아들었지만 하루하루 유혹과 고통이 여전합니다.
[김OO/단약 1년째 : "옛날에 투약했던 호텔이나 약국이나 병원이나 보면 좀 놀랄 때 있어요. 그냥 지나가고 싶은데 쳐다보게 되고..."]
일단 마약에 중독되면 금단은 의지의 영역을 넘어섭니다.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 원장 : "뇌에 생긴 명백한 병이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이 딱 맞닥뜨리게 되면 뇌는 강박적으로 그걸(마약을) 찾게 만드는 거거든요."]
지난 2년간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마약 범죄 재범률이 38%, 처벌받은 열 명 중 4명가량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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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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