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사냥개들'처럼…年 2400% 불법사채에 물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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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2%가 작은 작은 액수가 아니거든요. 이런 시기에는 버티는 게 이기는 겁니다. 코로나, 이것도 언젠가는 지나갑니다. 버티시는 데 저희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2월,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윤소연에게 한 남성이 찾아온다. '스마일캐피탈' 직원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남성은 정부에서 소상공인을 위해 마련한 '코로나 극복 특별지원 패키지'를 회사에서 따냈고, 소상공인에게 알리고 있다며 기존 대출을 갈아탈 것을 권유한다.
정부 지원책인 만큼 금리를 현재 금리보다 2%포인트(p) 낮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리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소연은 스마일캐피탈에서 연 5%의 금리로 총 5000만원 대출을 받는다.
얼마 후 늦은 밤 나타난 남성은 "왜 약속을 안지키세요?"라며 정색하며 소연을 밀어붙인다. 금리를 낮춰주는 대신 원금의 10%를 24시간 내에 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미 연장 수수료 이자가 4000만원이 붙었고, 신용 등급이 떨어져서 금리도 20%로 올라갔다며 윽박질렀다. 남성은 함께 온 무리와 함께 가게를 부수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사냥개들은 건우의 어머니가 악독한 사채업자의 덫에 걸려들고, 청년 복싱 선수 건우와 우진이 이들과 맞서면서 펼쳐지는 내용이다. 공개 이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청시간 1위까지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극중 '스마일캐피탈'은 계약서에 작은 글씨로 알아보기 힘들게 '연장 수수료' 조항을 넣었고, 이를 몰랐던 소상공인들은 불법사채의 먹잇감이 됐다. 대출연장수수료는 1주일 마다 2배로 늘어났다. 사채꾼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한 건우는 대출 후 약 보름 만에 1억원을 결국 갚는다. 연 금리로 환산하면 약 24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장 수수료'는 실제 불법사채업자들이 쓰는 방식 중 하나다. 명시된 이자 뒤에 연장수수료, 연장이자, 지각비 등의 명목으로 붙는 추가 이자가 더 무섭다. 제때 갚지 않으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원금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법정최고이자율은 20%다. 대부업자는 물론 미등록대부업자도 계약상 최고이자율은 연 20%를 초과할 수 없다. 수수료, 지각비처럼 명목상 이자가 아니더라도 모두 이자에 포함된다. 대부업법에서는 이자율을 산정할 때 사례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연체이자, 체당금등 그 명칭이 무엇이든 대부와 관련해 대부업자가 받는 것은 모두 이자로 본다.
법정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계약은 무효다. 따라서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초과부분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고, 이미 지급했다면 초과 부분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원금 5000만원에 연 20%의 금리를 적용하면 연 이자는 1000만원이다. 20여일을 빌렸다면 55만원가량만 이자로 지급하면 된다.(다만 드라마의 배경인 2020년 당시 법정최고이자율은 24%다) 법적으로 나머지금액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또 드라마와 같이 △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추심 △협박·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는 추심 △야간(오후 9시~익일 오전 8시)의 전화 또는 방문 등은 모두 불법추심으로 처벌 대상이다.
주변에서 도움을 줄 곳이 없다면 '채무자대리인 무료 지원 사업'을 알아보면 좋다. 정부는 미등록·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불법 채권추심 피해(우려)를 입거나 법정 최고금리 초과 대출을 받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채무자대리인 무료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제적 부담 등으로 반환 청구 등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채무자 대리, 소송 등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피해자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불법사금융신고센터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신청하면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를 통해 채무자대리와 소송 등을 무료로 진행할 수 있다.
피해자가 채권자의 형사처벌을 원하면 증거자료 등을 제출받아 적극 수사 의뢰하는 등 수사기관과의 연계도 강화 중이다. 지난해 총 1001명의 채무자를 대상으로 4510건을 지원했다. 4473건(99.2%)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가 채무자대리인으로서 채권자의 불법·과도한 추심행위에 대응했고, 그 외 최고금리 초과이자 반환소송 등 28건 소송전 구조(화해 등) 9건 등을 진행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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