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4안타→한 경기 3안타'...'1할대 100만 달러 외인'을 살려낸 이승엽 감독의 솔루션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6월 한 달간 4안타를 치던 타자가 한 경기에서 3안타를 쳤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달라졌을까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로하스는 우리 타선의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라며 로하스 부활에 사활을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로하스가 믿음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로하스는 3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에서 3안타를 치며 오랜만에 제 몫을 했다. 로하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192(172타수 33안타)에 허덕이던 100만 달러 외국인 타자였다. 하지만 이날 3안타를 몰아치며 2할대 타율(0.205)로 올라섰다.
비록 경기는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했지만 오랜만에 이승엽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이승엽 감독이 이렇게 미소 지을 수 있었던 건 로하스의 변화된 타격 자세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아주 미묘한 변화였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로하스가 이렇게 달라진 건 이승엽 감독의 정확한 솔루션이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 앞서 로하스의 배팅 훈련을 지켜봤다. 평소와는 달리 1루 베이스 옆에서 고영민 코치와 함께 자리를 잡은 이승엽 감독은 한 발 뒤에서 지켜보며 로하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이승엽 감독은 로하스의 타격 준비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로하스는 타격하기 전 배트를 높이 들고 얼굴을 배트에 붙인채 상체를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타격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 인해 로하스의 뒤쪽(왼쪽) 어깨가 밑으로 쳐져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되면 배트를 쥔 그립 위치가 처음부터 밑으로 쳐진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높은 공에 약점을 드러낼 확률이 높다.
실제로 로하스는 하이패스트볼에 약점이 있다. 상대팀들은 로하스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고 그로 인해 높은 공에 신경을 쓰다 보니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까지 약점을 보였다. 그래서 이승엽 감독은 고개를 들고 상체를 세우는 방법을 조언했다.
그리고 보다 세밀하게 지도해줄 전담 코치도 붙여줬다. 바로 이영수 2군 타격코치다. 이영수 코치는 로하스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의 기술과 멘탈에 도움을 주기 위해 1군에 합류했다. 두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영수 코치는 "훈련 시 타격 보조를 하고 있으며 스프링캠프 때 1군 캠프를 함께하면서 로하스와 젊은 선수들의 장단점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한다.
이영수 코치는 로하스의 기술뿐 아니라 멘탈까지 잡아주려 노력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쫓기며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하는 로하스에게 미소를 선물했다. 이 미소는 어느 기술 조언보다 효과적인 방법이었고 로하스는 3안타를 몰아치며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이승엽 감독이 로하스 타격 자세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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