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와 '흥행' 사이 흔들리는 野 혁신위..당내 반발 극복?

핵심요약

2차 인선으로 비명계 황희 의원 등 추가 임명
친명 이해식 고려한 계파 안배 인선이라는 분석
혁신 흥행 일으키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지도부, 불체포특권 포기 전면적 수용 않아 동력↓
당내에서도 "현실 정치와 맞지 않는 혁신안" 반발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제1차 회의에서 김은경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김은경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계파 균형을 위한 안배 차원에서 '비명계(비이재명계)' 황희 의원 등을 추가 인선했다. 그러나 혁신위에 대한 당내 기대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계파 안정성 도모로는 흥행을 불러일으키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명계 황희 추가 인선…"계파 안배 고려한 인선" 평가

김남희 혁신위 대변인은 30일 황 의원과 건양대 이진 인문융합학부 교수, 광주교육대학교 박성진 윤리교육과 교수를 추가 인선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황 의원 인선 배경에 대해 "혁신안을 충분히 이해하고 저희가 그런 내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당에서 소통 많이 해주시고 당에서 오래 경험한 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황 의원 인선이 혁신위 내 계파 안정성 도모를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차 인선 당시 유일한 현역 의원으로 '친명계(친이재명계)' 이해식 의원이 들어가 있었는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친문재인계인 황 의원을 인선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계파에 대한 그런 고려를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친명, 비명 의원 포진으로 혁신위 내 계파 갈등이 전면화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두 의원 모두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되는 데다, 역할 상 적극적인 의견 개진보다는 당내 소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황 의원은 인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들이 혁신을 잘할 수 있도록 보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나도 어떻게 보면 혁신 대상이기 때문에 현장의 의견을 잘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 상황에서 '혁신 흥행' 쉽지 않다는 관측도

민주당 혁신위원회 윤형중·김남희 대변인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 2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혁신위가 안정성은 도모했지만, 현재로서는 혁신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 초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혁신위에 기대하는 건 계파 갈등에서 초월한 모습일 텐데 의원들에게 계파 딱지를 붙이는 모습을 보고 김이 빠졌다"며 "혁신위에서 계파를 초월한 혁신안을 잘 내줘야 떨어진 기대가 반전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에 대한 기대가 떨어진 이유는, 첫 혁신안으로 내놓은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 지도부가 엇박자를 냈기 때문이다. 앞서 혁신위는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돈봉투 사건 진상조사 등을 제시했지만 당 지도부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겠다"고 조응하지 않았다. 결국 이재명 대표의 의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혁신안만 채택되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혁신위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수면 아래에서 흘러나온다. 혁신안이 현실 정치와 괴리가 있다는 취지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검찰이 의회 권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뒤 상황 고려 없이 일괄적으로 불체포특권을 없애라는 건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이 적절하게 혁신안을 조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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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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