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리 에스터 “봉준호 감독은 영웅, 송강호와 작업해보고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7. 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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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연출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로 첫 내한
“호아킨 피닉스 뛰어난 배우, 자신을 던져 몰입”
아리 에스터 감독이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사진|싸이더스
아리 에스터(36) 감독이 세 번째 연출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첫 장편 영화 ‘유전’으로 현대 호러 영화계에 괴물 감독의 등장을 알렸다. 두 번째 작품인 ‘미드소마’로 공포 걸작이라는 극찬과 함께 ‘현대 호러 마스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7월 5일 개봉하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호아킨 피닉스 분)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렸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여러 소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 주인공 보는 그리스 비극, 구약 성서, 프로이트의 전형 같은 인물이다. 동시에 멜로 드라마틱한 캐릭터다. 그리스 비극이나 테네시 윌리엄스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 스스로 검열한다고 한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가장 적게 한 것 같다”며 “작업할 때 이야기가 떠오르며 이미지가 연상될 때도 있고, 그 반대일 때도 있다. 이번 작품 속 주요 이미지는 물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아마 영화를 보시면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와 관련된 이야기는 ‘방대한 유대계 농담’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속에서 어머니가 신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농담의 펀치 라인”이라며 “미국에서 유대인으로 살면서 느낀 건 미국의 비유대인 핵가족의 전형적인 모습은 제가 아는 가족의 모습과 다른 것 같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가족은 요새 같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런 부분에서 가족에 대한 스토리텔링에 흥미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의 어두운 면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낸 것에 대해 “가족의 좋은 면을 이야기하는 건 지루할 것 같아서 다크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제가 더 성숙해지면 긍정적인 가족의 모습을 다룬 영화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는 코미디를 좋아한다. 이번 영화도 전체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유전’과 ‘미드소마’에도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리 에스터 감독이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주인공 보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를 극찬했다. 사진|싸이더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주인공 ‘보’에 자신이 투영된 부분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의 어떤 면면들에서 보라는 인물과 캐릭터가 시작됐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나다. 보라는 인물에게서 나를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보를 보면 양가적인 감정, 상반된 감정으로 갈등한다. 죄책감도 있고 그런 부분들 닮아 있는 것 같다”고 들려줬다.

보를 연기한 연기파 배우 호아킨 피닉스에 대해서는 “나와 닮은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능청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좋았다. 뛰어난 배우가 뛰어난 연기를 한다는 것이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던져서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저의 작품에 열정적으로 임해준 게 감사하다. 대본이나 역할에 깊이 있게 몰두해줘서 제 생각보다 잘 나온 장면이 많다”고 극찬했다.

에스터 감독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영화의 오랜 팬이라는 그는 감독들과 만남에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제 영화를 좋아하는 한국 팬들이 많다는 걸 들었다. 저 역시 한국 영화의 팬이라 제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 많다는 게 행복하다. 한국 영화 감독의 작품에 매료되고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나의 첫 한국 영화 이미지는 ‘박하사탕’인 것 같다. 한국 영화는 영화의 고정된 형태를 이용해 자유롭게 표현하는 부분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봉준호 감독은 훌륭한 감독이고 저의 영웅 같은 분이다. 제 작품을 보고 좋다고 해줬다는 말을 듣고 영광스러웠다. 여러 한국 영화를 보면서 ‘오발탄’ 같은 고전도 봤다. 이번에 박찬욱 감독과 저녁을 먹고 토요일에 봉준호 감독과 GV를 한다. 이창동 감독도 만나볼 계획이다. 최고로 뛰어난 감독들이지 않나. 그분들 작품은 제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천재적인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문학적인 느낌이 든다. 소설가이기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작품에 반영된 것 같다”며 애정을 보였다.

아리 에스터 감독이 한국 영화의 오랜 팬을 자처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싸이더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제작에 참여한다.

그는 ‘지구를 지켜라’에 대해 “많은 장르를 한 편의 영화로 집약시키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그걸 잘 해냈고, 뛰어나서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어떤 면들을 미국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영화가 하나의 클래식으로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 구경 다니지 못했는데 먹어본 한국 음식이 다 맛있더라. 한국 분들은 따뜻하고 친절하다. 환영받는 느낌이었다. 남은 기간 둘러볼 수 있길 기대한다”며 미소 지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해 영화제 관객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진다. 7월 1일에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페셜 GV에서 봉준호 감독과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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