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중소기업대출’ 족쇄 풀린다…핀테크 연계 가계대출 ‘사활’

2023. 7.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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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토 대환대출 플랫폼 ‘지방은행 모시기’ 속도
“가계대출 우량고객 유입량 확대” 기대감
주담대 확대 주목…일부 지방은행 시중은행보다 금리 낮아
핀테크와 지방은행이 제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대출의무비율이 완화되면서 가계대출 활성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다음달부터 지방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의무비율이 완화되면서 지방은행들이 가계대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대출비교·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들과 제휴해 모객 경쟁력을 확보하고 금리 매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네·카·토 대환대출 플랫폼, ‘지방은행 모시기’ 나서

1일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업계는 대출비교·대환대출 플랫폼에 ‘지방은행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은 이미 카카오페이·토스·네이버페이 등 대출비교서비스에 신용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에도 대부분 입점돼 있다. 경남은행과 대구은행은 토스 ‘주택담보대출 찾기’에도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말 카카오페이 대출 갈아타기 입점을 마무리했으며, 부산은행은 토스를 비롯한 다른 플랫폼들과 입점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방은행들은 규제 완화를 기점으로 가계대출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기존 60%였던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50%로 10%포인트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중소기업대출비율 제도는 은행의 원화자금대출 증가액 중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빌려주는 규정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그동안 자산 규모가 큰 시중은행(45%)이 지방은행(60%)보다 의무 비율이 낮아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1997년 이후 26년만에 조정됐다.

그동안 지방은행은 차환 능력이 낮은 중소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을 취급하다보니 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이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5대 지방은행의 중기대출 잔액 규모는 106조5566억원으로 전체 원화대출금의 59.3%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중기대출 연체율은 0.53%로 전년 동기(0.34%) 대비 0.19%포인트 증가했다.

여기에 고금리 상황까지 겹쳐 지방은행 가계대출 성장률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1분기 말 기준 전북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이 10% 이상 감소한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2.2% 줄었다. 대구은행(1.9%), 경남은행(1.3%), 부산은행(0.5%)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 1500만명 찾는 토스서 올해만 6000억원 대출

반면 핀테크를 통한 대출 취급액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토스를 통해 취급된 5대 지방은행 대출은 66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36억원)보다 151%나 불어났다. 토스의 지방은행 대출은 2019년 251억원에서 지난해 1조6015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대출 비교 서비스 제휴 당시 수도권 지역의 우량 고객이 대거 유입된 바 있다”면서 “대환대출 플랫폼에도 상품을 제공해 신규 고객 유치를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도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갈아탈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금리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까지 플랫폼에 참여하면 그야말로 ‘큰 판’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별 대출 금액이 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0.1%포인트 금리 차이가 소비자 선택을 좌우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대구·부산·경남·전북·광주)의 5월 취급금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16~4.9% 수준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5~4.62%로 하단이 지방은행보다 높다. 대구은행(4.16%), 부산은행(4.34%), 경남은행(4.53%)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이밖에 지방은행의 물리적 한계를 넘기 위한 디지털 활성화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전북은행과 2021년 디지털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력 제휴를 체결하고 연 6%를 제공하는 '네이버페이XJB 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엔 SGI서울보증과 손잡고 보증상품 최초로 마이너스 통장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전북은행이 네이버파이낸셜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저신용·씬파일러(금융 이력 부족 차주)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 협력도 진행 중”이라며 “지방은행과 깊은 관계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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