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수분 보충에 도움되는 채소와 과일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충분한 수분보충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1.5~2ℓ의 물을 마시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바쁜 하루를 지내다 보면 물 마시기를 잊어버리기 일쑤다. 식사를 할 때 수분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이면 어떨까. 갈증해소는 물론 영양까지 챙길 수 있다.
◆ 복숭아='불로장생'을 상징하는 과일인 복숭아는 달콤한 맛을 뽐내지만 열량은 100g당 34㎉ 수준으로 낮다. 복숭아는 특히 담배를 피우거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에게 권장할 만한 과일이다. 새콤한 맛을 내는 주석산·사과산·구연산은 니코틴을 해독하고 흡연욕구를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실제 연세대 연구진은 흡연자가 복숭아를 먹을 경우, 먹지 않을 때보다 니코틴 대사물질을 80%가량 더 많이 배출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복숭아는 피부미용에도 좋다. 비타민C가 풍부해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효소인 ‘타이로시나아제’의 생성을 억제, 주근깨나 기미가 생기는 것을 방지해준다. 또 체내흡수가 빠른 각종 당류·비타민·무기질과 필수 아미노산· 펙틴·유기산 등이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다. 과육엔 알코올 분해 효능이 있는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있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복숭아를 먹으면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크리스틴 길레스피 미국 영양학자는 “복숭아에는 비타민C와 비타민A가 모두 항산화작용을 한다”며 “항산화제는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막아 염증을 줄이고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복숭아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과일인 만큼 가려움증·붓기 등 증상이 나타날 땐 섭취를 피하고 알레르기 검사를 받는 편이 좋다.
◆참외=참외는 수분이 90%가량으로 무더운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는 데 그만이다. 암과 심장질환 예방효과가 있는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도 100g당 90㎍(마이크로그램)으로 다량 함유돼 있다.
간혹 참외속을 파내고 먹는 이들이 있다. 맛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씨와 태좌(씨가 붙은 하얀 부분)를 함께 먹는 편이 좋다. 참외 한개엔 500여개 씨가 들어 있는데, 각종 무기질 성분과 섬유소가 함유돼 있어 장 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부미용에 좋은 ‘토코페롤’도 풍부하다.
칼륨 함량도 높아 이뇨작용을 돕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참외는 100g기준 칼륨 450㎎이 함유돼 있다. 일일 칼륨 권장 섭취량의 13%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만, 신장(콩팥)질환 환자에겐 칼륨 성분이 부담을 줄 수 있어 섭취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참외는 특히 임산부에게 좋다. 태아의 신경관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필요한 ‘엽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의 연구에 따르면 참외 100g 기준 엽산 함유량은 132.4㎍(마이크로그램)으로 과일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참외 한두 개를 먹으면 우리나라 여성 1일 엽산 섭취 권장량(250㎍)이 모두 충족되는 셈이다.
◆ 수박=여름철 사랑받는 과일 가운데 하나인 수박. 수분 함량은 94.5% 수준으로 ‘워터멜론(Watermelon)’이라는 영문명이 아깝지 않다. 수박에는 항산화제인 라이코펜 함량이 풍부해 세포를 손상하고 면역체계를 어지럽히는 활성산소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엽산이나 니아신을 비롯한 비타민B 그룹도 골고루 들어 있다.
수박은 또 혈관건강에도 좋다. 수박의 속껍질엔 시트룰린은 대사 과정에서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으로 변해 체내 혈관을 안정화시키는 물질을 생산한다. 이 때문에 운동 전에 수박주스를 마시면 근육통을 덜 느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울러 혈압을 낮추고 방광염·요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박 열량은 100g당 30㎉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다만, 수박의 혈당지수(GI)는 70으로 높은 편이라서 당뇨병 혹은 만성콩팥병 환자는 섭취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지수는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포도당(탄수화물)으로 전환돼 혈당 농도를 높이는지를 표시하는 수치다. 70 이상이면 고혈당 지수, 55 이하를 저혈당 지수로 분류한다.
◆ 오이=오이는 일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채소지만 그 진가가 발휘될 땐 여름이다. 수분함량이 95%가량으로 갈증 해소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열량도 100g 기준 9㎉ 수준으로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안성맞춤이다.
오이에 있는 카로틴 성분은 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꼭지 부분의 쓴맛을 내는 쿠쿠르비타신C 성분도 항암작용에 도움이 된다.
오이는 또 먹는 화장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피부미용에 좋다. 녹색을 내는 엽록소와 비타민C가 있어 미백·보습효과가 있다.
◇참고자료=농촌진흥청 인테러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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