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귀국 후 '동분서주'…이재명과 '악연' 청산할까?

박정민 2023. 7.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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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洛회동' 전망은 반반…향후 관계설정도 미지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윤영찬, 설훈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하면 야권의 유일한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귀국 이후 일주일째를 맞고 있다. 귀국 후 당장의 정치행보는 없다고 밝혔으나 일주일간 '동분서주'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장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회복이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명낙(明洛)회동' 가능성에 대한 당내 전망은 엇갈린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귀국 후 첫 외부일정으로 설훈·윤영찬 민주당 의원과 함께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았다. 그는 참배 후 페이스북에 "김대중 정신은 제 정치의 원점이다.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이 괴로운 시기, 원점에서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며 정치 복귀를 시사하는 글을 남겼다. 다만 현장에서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우선 인사드릴 곳은 인사를 드릴 것이고, 현재까지는 거기까지 정했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귀국 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문재인 전 대통령 방문 등을 예고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주말(1일~2일)동안 광주·전남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선친 묘소와 5·18묘역 참배 등 비공개 개인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세력 기반인 호남을 방문하는 정치적 행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북한과의) 종전선언을 추진했다고 해서 '반국가세력'이라고 규정짓는다면, 남북간 북미간 합의를 통째로 부정하고 범죄로 몰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귀국 당시에도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장인의 빈소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하는 데 필요한 선결과제로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회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신과 이낙연계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수박(배신자를 뜻하는 은어)'으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이 대표와의 갈등 구도를 풀어야만 자신도 이 대표도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회복을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이재명 대표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이 전 대표의 귀국 직후 안부 전화와 함께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전 대표는 "필요한 시기에 만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표와 빠른 시간 내에 만나 야당이 단합, 단결해야 한다"며 조속한 '명낙회동'을 촉구했다.

이낙연계 역시 회동 필요성에는 동의했으나 전망은 달리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라디오에서 "두 분이 약속을 했으면 약속대로 조만간 만날 것"이라며 "당내에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또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당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현재 당내 공천TF를 맡고 있는 이 의원은 '내년 총선은 이재명 대표가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반면 윤영찬 의원은 같은 날 "(회동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며 "우선은 두 분 사이에 신뢰가 복원이 돼야 된다"고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회동 이후 관계회복 여부에 대해서도 엇갈린 반응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야당이 되고 윤석열 정부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 (두 사람이) 반목을 이어간다는 게 총선에 좋을 리는 없다"며 "어떻게든 갈등은 수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초선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앙금이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것 같다. 가능성은 아직 반반"이라며 "그러나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견제세력으로 남는 것도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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