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50mm 폭우에도 닫혀 있던 수문…“한해 농사 망쳤다”
[앵커]
국지성 집중호우 성격을 띤 올여름 장마가 전국 곳곳에 상처를 남기고 있는데요.
충남 예산에서는 불과 한 시간 동안 쏟아진 비에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된 농민들이 있는데요, 긴박한 순간 농경지 옆 배수로의 수문이 열리지 않아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설 하우스 안으로 흙탕물이 밀려듭니다.
키우던 작물은 물에 잠겨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농경지 옆 배수로의 물이 넘치면서 순식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물은 빠졌지만 참깨는 뿌리째 뽑혔고 수확을 앞둔 토마토는 상품가치를 잃었습니다.
열다섯 농가의 시설 재배 하우스와 논밭이 2㏊ 넘게 물에 잠겨 농사를 망쳤다고 농민들은 한숨짓습니다.
[문경순/피해 농민 : "3월에 작업해서 지금 심어보려고 했는데 저렇게 다 떠내려가고 이제 어떻게 하나요. 뭐 먹고 살아..."]
농민들은 수로와 하천 사이에 설치된 수문이 닫혀 제때 물이 빠지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합니다.
농민들이 빨리 배수로 수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지만 담당자가 현장에 출동해 수문을 연 건 이미 폭우가 시작된 지 2시간 가까이 지난 뒤였습니다.
[문상식/피해 농민 : "좀 일찍 열었어도 이런 피해는 덜했을 텐데 늦게 여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예요."]
이 수문은 원격으로도 개방할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집중호우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충남 예산군은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서 수압이 강해져 수문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계 고장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충남 예산군 관계자 : "기계가 어디서 고장이 났는지 어디서 오작동했는지 파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 호우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배수로 수문이 왜 닫혀 있었는지도 조사해 피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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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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