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 “바이든표 학자금 대출 탕감” 안돼…바이든 “싸움 안 끝났다”
[앵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중산층 가정의 학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해온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미 연방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행정부의 권한을 넘어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겨냥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반발해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 연방대법원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 온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대해 정부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연간 소득 12만 5천 달러, 우리 돈 1억 6천만 원 미만의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2만 달러까지 학자금 대출을 면제해주도록 한 정책이 행정부의 재량을 넘어선다는 겁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3명은 반대했지만, 보수 성향의 대법관 6명은 모두 정부 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수 대법관들은 행정부가 대출 탕감처럼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행정부는 독자권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힐거스/미 네브라스카주 검사당/공화당 : "이는 의회가, 오직 의회만이 지갑에서 돈을 쓸 권한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의회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 노력을 해왔거든요."]
대법원의 결정으로 학자금 부채 탕감이 사실상 물거품이 되면서 당장 4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애쉴리 로빈슨/학자금 대출자 : "죽도록 빚을 갚아왔어요. 지금까지 최소한 100번은 대출금을 상환했습니다. 하지만 빚은 어디 가지 않았어요. 그대로예요. 말 그대로 햄스터가 쳇바퀴를 돌리는 느낌입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즉각 대국민 담화를 내고 연방대법원이 헌법을 잘못 해석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새로운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을 마련해 중산층에게 진짜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은 적절했고, 정부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가짜 희망을 준 적이 없습니다. 희망을 낚아챈 것은 공화당입니다."]
미 연방대법원은 1년 전 임신 6개월 이전의 낙태 권리를 폐기한 데 이어 어제는 소수 인종의 대학 입시 우대 정책에 위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잇단 보수적 판결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근간을 흔든다는 비판 속에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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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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