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진’ 효과 이제야 시작인데…라면값 인하가 유독 매웠던 오뚜기 주가 [신동윤의 나우,스톡]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은 오뚜기에겐 그저 빛입니다. 지난해 11월 오뚜기의 간판 라면 제품 ‘진라면’ 모델로 진이 발탁된 이후 곧장 다음 분기인 올해 1분기에 라면 수출액이 2억800만달러(약 2742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BTS 진라면’ 광고 영상 두 편이 인기 동영상 9·11위에 나란히 오를 때부터 ‘대박’ 조짐이 보였습니다. 특히, 글로벌 BTS 팬들 사이에선 아마존 등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진라면을 구매한 뒤 소셜미디어(SNS)에 인증을 하는 것이 유행한 것은 실적 호조를 예고한 것이었던 셈입니다.
구체적으로 오뚜기 미국법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오뚜기 전체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10.7%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라면 가격을 ‘콕’ 집어 인하하라던 윤석열 정부의 ‘공개 압박’은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입니다. 내수시장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라면업계 라이벌들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 열세인 오뚜기의 현실이 주목받게 된 탓입니다.
오뚜기를 비롯해 농심, 삼양식품 등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들은 1일부터 일제히 라면 출고 가격 인하에 나섭니다. 오뚜기는 스낵면(5.9%), 진짬뽕(4.6%), 참깨라면(4.3%) 등 15개 제품에 대해 가격을 평균 5% 내립니다. 여기에 농심, 삼양식품, 팔도 등도 각각 평균 4.5%, 4.7%씩 가격을 낮추게 되죠.
이번 가격 인하로 라면 업계의 실적은 즉각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정부의 압박에 주원료인 밀가루 가격이 인하됐지만 그 폭이 작고, 인건비와 전기료 등 기타 부수비용이 그대로인 까닭에 부담은 사실상 줄지 않았다는 건데요. 라면의 경우 필수소비재로 꼽히는 만큼 가격탄력성이 낮아 가격을 낮춰도 판매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격 인하폭이 그대로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는 배경입니다.
실제로 증권가에선 라면 업체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곧장 낮춰 잡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에 대해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매출액 전망치가 180억원가량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전망치 대비 2~3% 정도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죠.
삼양식품과 오뚜기에 대한 분석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증권가에선 두 회사의 실적 전망치 후퇴도 기정사실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정부발(發) 라면 가격 인하에 라면 3사가 입을 타격의 정도는 모두 다를 겁니다. 하지만, 오뚜기에겐 다른 회사에 비해 라면 가격 인하로 인한 여파가 훨씬 더 매운맛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바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큰 내수 시장에 대한 비중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죠.
올해 1분기 기준 오뚜기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율은 9.43%입니다. 신라면을 대표 상품으로 내세운 농심의 해외 사업 비중이 37%, 불닭볶음면으로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해외 수출 비중이 64%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상황입니다.
이 같은 우려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된 모양새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달 18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라면 가격 인하를 요청한 지 2주(19~30일) 만에 오뚜기의 주가는 11.10%나 하락했습니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주가가 각각 9.13%, 6.3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주요 라면 3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하락폭을 보인 겁니다.
사실 오뚜기가 BTS 진을 모델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도 이 같은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시장을 다변화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오뚜기는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설립한 박닌공장이 생산의 핵심이죠. 진라면을 간판으로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간 라면 소비량이 1인당 87개로 세계 1위를 기록 중인 베트남부터 완전히 잡겠다는 뜻이죠.
미국 법인의 성장세 역시 눈에 띄는 수준입니다. 오뚜기 미국 법인의 작년 매출은 92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했을 때 39%나 불었습니다. 오뚜기는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캘리포니아주(州) 남부 온타리오의 물류센터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라면 가격 인하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이 더 분명해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객 응대와 각종 선행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주가가 17.54%가 하락한 상황인 만큼 주주들에겐 ‘갓뚜기’라 불리기엔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주가 반등을 위한 모멘텀을 얻어 주주들의 얼굴에 웃음을 되찾고,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해외 사업의 성공이 오뚜기에겐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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