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지뢰 ‘포트홀’…장마철 운전자 불안감 고조
장마철 집중 호우를 앞두고 예고 없이 발생하는 포트홀로 인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5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권선사거리. 도로 곳곳에 지름 15~20cm짜리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운전자마다 포트홀을 피하려고 갑자기 핸들을 틀면서 옆차선을 넘어갈 뻔하거나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들은 구멍 위를 그대로 넘어가면 크게 한번 흔들리며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다 놀라 길가에 차를 세운 30대 남성 A씨는 “미처 포트홀을 발견하지 못해 충격이 컸다”면서 “타이어가 괜찮은지 보려고 차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안양에서 출·퇴근하며 매일 이곳을 지나다니는데 여기저기 포트홀이 생긴 것을 자주 봤는데도 보수가 늦게 되는 것 같다”면서 “비 오는 날 시야가 좁아져 포트홀을 그대로 밟고 지나는 바람에 차의 완충장치가 고장난 적도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같은 날 오후 8시께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 삼천병마로에 위치한 왕림휴게소 입구.
이곳에도 깊이 5cm, 넓이 30cm 이상의 포트홀이 있었지만 어둠이 깔리면서 대부분의 차량 운전자들은 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충격을 감내하고 주행을 하고 있었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타이어 상태를 확인하던 B씨(40대)는 “얼마 전 포트홀을 피하다가 옆에 차와 부딪혀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며 “근처에 살아서 자주 이 길을 지나다니는데 군데군데 예고 없이 포트홀이 생기는 바람에 운전할 때마다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포트홀로 차량이 파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기일보 취재 결과, 지난달 8일 사고가 난 운전자 C씨는 지난달 초 광명시 노온교차로와 밤일로사거리 사이 차선에 발생한 바퀴 크기의 포트홀을 밟고 휠과 타이어가 손상돼 차량을 입고시키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저녁 퇴근시간대 용인특례시 처인구의 양지사거리 인근 왕복 7차선 대로에서도 비 오는 날 옆 차가 가깝게 붙고 뒤차가 빠르게 달려오는 등 피할 수 없게 되면서 한 차량은 포트홀을 그대로 지나가 타이어가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포장도로에 스며든 물로 인해 균열이 일어나고 아스콘 포장이 주저앉아 생기는 ‘포트홀’은 비나 눈이 온 뒤 더욱 심해진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에 접수된 포트홀 발생 신고는 모두 6만6천379건이다. 이 중 장마철인 6~8월까지 신고 건수는 2만4천9건으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이처럼 포트홀에 빗물이 채워질 경우, 반사효과로 차량 운전자들이 이를 알아채기 힘들고 즉각적인 보수도 쉽지 않은 만큼 운전자의 속도 감속 등이 우선 필요한 실정이다.
오기영 도로교통공단 경기지부 교수는 “포트홀로 인해 바퀴 휠이 망가지고 타이어가 찢어지는 등 운전자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필수”라며 “장마철처럼 비가 와 길이 미끄럽다면 평소보다 주행속도를 20~30% 낮추고, 폭우 등 악천후에는 50% 이상 감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급제동·무리한 차선 변경 등은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포트홀을 발견했다면 후미 추돌사고 예방을 위해 비상등을 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yeonggi.com
김종연 PD whddusdodo@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DC 건립의 합리적 방안은 지속적 소통과 상생 노력" [고양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 토론회]
- [속보] 김혜경, 1심 벌금형에 불복…항소장 제출
- [경기시론] 눈물을 닦아 주는 게 ‘정치’
- ‘만성 적자’ 인천 월미바다열차… 200억대 레일바이크 전환 ‘논란’
- 청소년 성 인식 손 놓은 경기도교육청…행감서 집중 질타
- [인천시론] 독도
- [천자춘추] ‘짜가’가 판친다
- 이재준 수원시장·박상우 국토부 장관, 영통1구역 재개발 현장 점검
- “데이터센터, 4차 산업 필수… 주민 상생 모델 나와야” [고양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 토론회]
- 인천 강화 ‘고병원성 AI’ 발생…닭 3만2천마리 살처분 ‘비상’ [현장,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