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영아살해 친모…수사 발표에도 남는 의문

[앵커]

두 아이를 출산 하루 만에 숨지게 한 친모가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남편은 방조 혐의 입건 하루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을 살해한 사실을 몰랐던 거로 보이는 메신저 대화 내용이 근거인데, 의문이 남습니다.

이원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 아이를 낳은 지 하루 만에 살해하고 냉장고에 숨긴 혐의를 받는 친모 고 모 씨가 검찰에 송치됩니다.

자필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던 것과 달리, 고개를 푹 숙인 채 모든 질문에 굳게 입을 닫았습니다.

[고 모 씨/영아살해 친모 : "(아이들 왜 살해하셨습니까?) ... (숨진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습니까?) ..."]

방조 혐의로 입건된 남편 이 모 씨는 송치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입건 하루 만에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겁니다.

두 아이 모두 살해 사실을 몰랐다는 진술과 부합하는 메신저 대화 내용이 근거입니다.

남편은 2018년 넷째가 숨질 땐 임신 사실조차 몰랐다고 했는데, 실제로 메신저에 임신이나 출산 관련 대화가 전혀 없고, 2019년 다섯째가 숨질 땐 출산이 아니라 낙태하러 병원에 간지 알았다고 했는데 실제로 메신저 대화에 낙태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의문은 남습니다.

경찰은 검찰 송치 브리핑에서 작고 왜소한 아내가 만삭인 걸 모를 수 있냐는 질문에 펑퍼짐한 옷을 입으면 모를 수 있다는 의사 의견으로 답했고, 남편이 하나뿐인 냉동고에 뭐가 있는지 5년간 몰랐냐는 질문엔 '알 수 있었다'는 정황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신수경/변호사 : "엄마가 출산 때문에 집을 비웠을 텐데(남편이) 전혀 몰랐다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서 범행과 연관성을 확인해야 될 것 같고..."]

범행 동기 역시 추가 수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친모 고 씨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했지만, 경찰은 아파트에서 자녀 셋을 키우고 있는 만큼 극심한 빈곤 상태는 아닌 거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촬영기자:오광택/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고석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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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