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PB의 시대…증권사 5억 이상 고액연봉자 상위권 꿰찬다

오귀환 기자 2023. 7.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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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 '연봉킹' 자리를 차지했던 기업금융(IB) 부문 임직원들이 올해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프라이빗뱅커(PB)에게 그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이 포함되는 반기보고서부터 증권사 고액 연봉자 명단에 'IB맨'이 아닌 PB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고액연봉자 명단에서 IB 부문 직원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올해 증권사들의 IB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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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증권사 IB 실적 급감
증시 반등하자 주식 매도·교체 수요↑
반기보고서부터 고액연봉자 공개

지난해 증권사 ‘연봉킹’ 자리를 차지했던 기업금융(IB) 부문 임직원들이 올해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프라이빗뱅커(PB)에게 그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증권사 주요 수입원이었던 기업금융(IB) 실적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여의도 증권가 인근 모습. /연합뉴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이 포함되는 반기보고서부터 증권사 고액 연봉자 명단에 ‘IB맨’이 아닌 PB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사 반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는 보수가 5억원 이상인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 현황이 공개된다. 기존에도 고액 연봉을 받는 PB는 있었지만 IB부문 임직원들에 비하면 많이 받는 편이 아니었다.

한 증권업계 임원은 “이번 반기보고서부터 다수의 PB가 고액 연봉자 명단에 오를 것 같다”며 “본인 이름이 기사로 나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한 경우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고액연봉자 명단에서 IB 부문 직원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올해 증권사들의 IB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IB 수수료는 75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7% 감소했다.

IB 실적이 급감한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 M&A 신규 거래도 크게 감소하면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실적 등도 악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PBS는 증권사가 사모펀드 운용에 필요한 증권대차, 신용공여, 펀드재산의 보관·관리 등 일련의 서비스를 연계해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업무를 말한다.

증권사들의 1분기 수탁 수수료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3%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28.2% 증가했다. 올해 들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올 초 대비 각각 62.26%, 99.32%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서 근무하는 한 PB는 “올해부터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주식 매도 수요와 교체 수요가 함께 늘어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을 것”이라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일부 증권사들은 PB들의 약진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증권사 IB 임직원들은 두둑한 보수를 챙기며 고액 연봉자 명단에 올랐다. 최용석 한화투자증권 IB본부장은 27억8800만원 받으며 권희백 전 대표(7억8500만원)보다 높은 연봉을 받았다. 이 밖에도 한양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IB 임원들도 최고경영자(CEO)보다 높은 보수를 챙겼다.

그간 고액 연봉자 명단에 PB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PB강남센터 소속 이충한 부장이 23억1000만원을 수령하며 사내 연봉 2위에 올랐다. 세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은 직원도 PB강북센터 소속 서재영 부장(21억7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강정구 지점장이 ‘연봉킹’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리테일위탁매매, 금융상품매매, 금융자문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36억94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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