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어르신, 100만원 드려요”
제주도는 올해부터 100세 이상 어르신에게 장수축하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대상자는 총 396명으로, 약 4억원의 예산이 든다. 경기 고양시도 지난 5월 말부터 100세 어르신들에게 장수축하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에게 100만원을 선물하는 ‘장수축하금’ 제도를 도입하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해당 지역에 1~3년 이상 살고 있는 어르신들이 대상이다.
지난해엔 인천 계양구, 울산 북구, 경기 안성시 등이 100세 100만원 축하금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용산·금천·노원 등 3개 구가 100세 생신 선물로 100만원을 지급한다.
서울 양천구와 관악구, 경기 군포시는 내년부터 장수축하금을 지급하기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급 연령과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군포시청 관계자는 “왜 다른 지자체는 주는데 우리는 장수축하금을 안 주냐는 민원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어르신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내년부터 일정 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매해 노인의 날(10월 2일)에 100세 노인들에게 ‘청려장’을 지급한다. 청려장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벼운 지팡이인데, 건강·장수를 상징한다. 작년엔 2398명의 100세 노인이 청려장을 받았다.
청려장 제작업체 관계자는 “명아주는 재배하기 까다로운데 최근 3~4년 새 관련 주문이 늘었다”며 “원래 개인 소장, 선물용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젠 단체나 군청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지난 2003년부터 지자체별로 2만~3만엔(18만~27만원)의 경로축하금을 지급해 온 일본은 금액을 줄이거나 기준 연령을 높이고 있다. 100세 노인 수가 10만명에 육박하는 등 고령자 수가 급증해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0세 장수축하금은 고령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장수 인구가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에서 100세의 상징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수축하금 같은 일회성 현금 지원보다는 어르신들이 건강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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