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주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 법정 공방 마무리…재매각 추진 분수령

서울행정법원, 오는 6일 부실금융기관 지정 소송 판결
예금보험공사, 승소 시 7월 내 재매각 작업 착수
新회계제도 도입으로 MG손해보험 재무상태 개선 가능성
MG손해보험 관심 원매자 늘어나
뚜렷한 체질 개선 없이 매각 어렵다는 의견도

MG손해보험 제공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MG손해보험의 법정 공방이 다음 주 마무리된다. 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예금보험공사 또는 MG손해보험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 중 한 곳이 MG손해보험 매각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현재는 예금보험공사와 JC파트너스의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각각 진행되고 있으나, 마땅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실상 매각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JC파트너스가 제기한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처분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금융위의 손을 들어준 만큼 이번 본안 소송의 결과도 금융위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이 경우 예금보험공사는 곧바로 MG손해보험에 대한 재매각 작업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본안 소송의 결과에 따라 금융위와 MG손해보험이 모두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매각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이달 6일 오후 2시30분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에 대한 판결 선고를 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4월 MG손해보험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MG손해보험이 자산·부채 평가에서 순자산이 마이너스 1139억원에 달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실금융기관 요건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결정 이후 JC파트너스는 즉각 서울행정법원에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부실금융기관 지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해당 가처분 소송은 최종 패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본안 소송에서 금융위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처분 소송에서 금융위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결정을 인정한 만큼 본안 소송에서도 이 결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재판 결과에 대해 예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금융위원회 내부./금융위원회 제공

이번 본안 소송의 결과가 발표되면서 MG손해보험의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관리 하에 있으면서 예금보험공사와 JC파트너스는 각자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JC파트너스와 예금보험공사의 법적 다툼은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승소할 경우 이달 내 매각 작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여러 원매자와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매각 작업 때보다는 새로운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MG손해보험의 재무상태가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 역시 금융지주 등 원매자 찾기에 돌입했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1차 매각 당시와는 달리 법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승소가 확인되면 재매각을 추진하려고 검토하고 있다”며 “시기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고 한다”고 했다.

예금보험공사 사옥 전경./예금보험공사 제공

다만, 인수·합병(M&A) 시장 안팎에서 MG손해보험의 매각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평가도 있다. MG손해보험의 재무상황과 경영구조 등을 고려할 때 뚜렷한 체질 개선 없이는 인수 부담이 있어 매수 의향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은 데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조율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올초 매각 주관사 삼정KPMG를 통해 입찰공고를 내고 매각을 추진했으나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MG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순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억원 줄었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1분기 영업이익률은 4.77%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고,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전년 동기 대비 25.52% 떨어져 7.41%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1분기 기준 자산은 3조6300억원, 부채는 3조3429억원으로 자본 규모는 2871억원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서 손해보험시장 진출 등을 위해 MG손해보험에 대한 인수를 검토해온 일부 보험사와 금융지주 등이 있었으나 매각가와 고용 문제 등 비용 면에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안다”면서 “조건 변화 없이는 MG손해보험 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본안 소송의 결과에 따라 금융위와 JC파트너스 모두 항소 가능성이 있어 법정 공방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매각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과를 그대로 가느냐, 취소되느냐가 결정될 것”이라며 “항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승소한다면) 항소 여부와 상관없이 재매각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MG손해보험 측은 법원 결과를 앞두고 있는 만큼 소송 및 매각과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