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집 다른 방에서 각자 생활하는 형제···별도 세대로 봐야 할까 [도와줘요 부동산세금]
1세대 1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할 경우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주택 가액은 12억원까지다. 이를 바꿔 말하면 1세대 1주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주택의 양도에 대해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실무에서는 1세대에 대한 판단과 1주택에 대한 판단을 잘못해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와 같이 1세대의 구분과 1주택의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소득세법상 1세대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세대란 거주자(주택을 양도한 자)와 그 배우자 그리고 그들과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을 말한다. 이 경우 가족은 거주자와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그 배우자를 포함한다) 및 형제자매를 말하며, 취학·질병의 요양, 근무상 또는 사업상의 형편으로 본래의 주소 또는 거소를 일시 퇴거한 자를 포함한다(소득세법 제88조 제6호).
그러므로 거주자인 본인이 주택을 1채 가지고 있고, 동일한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의 형제 또는 자매가 주택을 1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는 1세대 2주택이 된다. 반면에 거주자 본인이 주택을 1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동거인인 거주자의 조카가 주택을 1채 가지고 있는 경우 이는 1세대 2주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혼인한 거주자와 그 배우자가 각각 단독세대를 구성하거나 가정불화로 20년 이상 별거 중이라 서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이러한 부부를 같은 세대로 볼 수 있을까?
소득세법 집행기준은 부부가 각각 단독세대를 구성하거나 가정불화로 별거 중이라도 법률상 배우자는 같은 세대로 본다(소득세법 집행기준 88-152의 3-3). 그러므로 거주자 및 거주자의 배우자가 각각 1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20년을 별거하여 서로 생면부지의 관계가 되었더라도 거주자가 본인의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원칙적으로 1세대가 되기 위해서는 배우자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도 1세대로 보는 경우가 있다.
해당 거주자의 연령이 30세 이상이거나 배우자가 사망·이혼한 경우 또는 「소득세법」 제4조에 따른 소득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기준중위소득의 40% 이상으로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관리·유지하면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19세 이상인 성년자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1세대로 보아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 받을 수 있다.
2023년 기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조 제11호에 따라 급여의 기준 등에 활용하는 기준중위소득은 1인가구 기준 207만7892원이므로 세대 분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월 소득은 207만7892원의 40%인 83만1156원이다.
그렇다면 위의 요건만 충족한다면 누구든지 세대분리가 가능할까? 정답부터 이야기하면 그렇지 않다.
대전고등법원은 대학생이 군 입대 전 수개월 동안 일하면서 소득을 올렸다고 하여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별도의 1세대를 구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전고등법원2009누3031, 2010.6.3. 판결)고 판시해 세대 분리를 위해서는 세대 분리를 위한 법적요건을 충족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세대분리가 가능하다고 설시했다.
얼마 전 미성년자가 아닌 고등학생도 주민등록법상 세대분리가 가능하여 1세대를 구성하여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 컨설팅 상품을 본 적 있는데, 사실상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고 학업을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은 실질적인 세대분리가 어려울 것이고 세대분리의 정당한 사유도 없을 가능성이 높아 위의 법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세법상 실질적인 세대분리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거주자 본인과 그 배우자는 동일세대로 보는 것이지만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역시 같은 세대로 본다. 이때 생계를 같이한다는 의미는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활을 같이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일상생활에서 볼 때 동일한 생활자금에서 생활하는 단위, 즉 숙식을 같이한다는 것에 경제활동까지 같이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같은 번지에 같이 거주하는 가족이라 하더라도 공간이 구분되어 있고 숙식을 별도로 하며 경제활동도 각각 하고 있다면 생계를 달리하는 것이므로 같은 세대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83.4.26. 선고 83누44판결).
과거 법원에서는 방 2개짜리 아파트에 형제가 같이 거주하며 각자의 소득으로 생계를 별도로 유지한 사례에 대해 형제 각각을 별도의 세대로 판단한 사례(대법원2010두3664, 2010.5.27.)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거주주택에 대해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대한민국은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 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때 1세대와 1주택에 대한 판단이 일반인 입장에서 어려울 수 있으니 미리 숙지하여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대비하자.
※[도와줘요 부동산세금]은 세무 전문가들이 부동산과 관련한 세금 이슈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이메일 문의(diver@sedaily.com)를 주시면 다수의 질문이 나오는 사례 중에 채택해 전문가들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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