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선수 선발 비리' 경질→황의조 스캔들… 축구계, 폭풍의 3주[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3. 7.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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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축구계 종사자들에겐 정말 폭풍과 같은 3주였다. 지난 6월11일 K리그1(1부리그) 울산 현대 선수들의 인종차별 SNS 논란을 시작으로, 이에 대한 프로축구연맹의 솜방망이 징계. 22일에는 K리그2(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의 임종헌 감독이 선수 선발 비리로 인해 압수수색을 받았다. 안산은 임 감독을 곧바로 경질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25일에는 축구 대표팀 공격수 황의조에 대해 만남을 가졌다는 인물이 황의조가 문란한 여성 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들과의 성관계 영상도 찍어 저장했다며 SNS에 폭로했다. 여기에 SNS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황의조 영상도 돌아다니며 화제가 됐다.

6월 A매치에서 축구 대표팀이 부진한 결과와 경기력을 보인 부분에 대해 쏙 들어갈 정도로 폭풍과 같은 3주를 보낸 축구계다. 문제는 이 논란들이 더 커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이다.

ⓒ스포츠코리아

▶K리그서 초유의 인종차별, 솜방망이 징계 논란

울산 현대의 주장단인 정승현, 이명재, 박용우, 이규성은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5-1 대승 후 SNS에 다소 피부가 햇빛에 탄 이명재를 두고 '동남아시아 쿼터', '사살락(K리그에서 뛰었던 태국 선수) 폼 미쳤다' 등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장난성 발언이지만 사살락이라는 태국 국가대표 선수를 빗댄 인종차별성 발언은 논란으로 이어졌다. 태국에서도 이 문제는 화제가 됐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사상 초유의 인종차별 문제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그러나 동조만 한 정승현을 뺀 이명재, 박용우, 이규성에게 고작 1경기 출장정지와 1500만원 벌금 조치만 내려져 논란에 더 불을 지폈다. 울산 현대도 내부 상벌위를 열었지만 추가 징계를 주지 않았다.

팬들은 '한국 선수가 외국에서 인종차별을 받아도 할 말 없다'며 '1경기 출장정지는 그냥 어차피 쉬는거 아니냐'고 분노했다. 또한 프로축구연맹 권오갑 총재가 울산 현대의 구단주인 점을 들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도 인종차별 논란이 있던 박용우와 정승현을 정상적으로 국가대표 경기에 출장시키며 "인간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고 옹호해 축구 대표팀이든 K리그든 인종차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종차별로 인해 상벌위에 참석하는 울산 박용우. ⓒ연합뉴스

▶'선수 선발 비리' 임종헌 감독 경질… 축구계 떠들썩

지난 22일 안산 임종헌 감독은 '현직 프로 감독이 비리로 인해 경질 됐다'는 점만으로도 축구계에 큰 충격을 남겼다. 임 감독은 2018~2019년 태국 프로축구 파타야 유나이티드 FC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한국인 선수 2명을 선발해준 대가로 수천만 원씩 받은 것으로 검찰에 의해 밝혀졌다.

에이전트 A씨가 신인 선수에 대해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태국에 선수를 보내면서 임 감독과 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연세대 축구부 전 감독도 신인 선수 선발과 관련 혐의가 포착돼 연세대 역시 압수수색을 받았다.

문제는 에이전트 A씨가 임 감독 외 프로와 대학, 고교 축구 감독 혹은 고위 관계자들과 얽혀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대신 뒷돈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인 선수들이 팀에 입단할 때 계약금의 일부를 모교에 강제적으로 헌납하고, 심지어 프로팀과 에이전트가 계약금을 나누는 일도 관행처럼 자리 잡아왔다고 증언했다. 검찰도 이러한 관행에 적극적으로 손을 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에이전트 A씨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각 프로 구단과 대학, 고등학교까지 정황만 있으면 수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관련된 많은 현직 고교-대학-프로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종헌 감독. ⓒ스포츠코리아

▶황의조, 리벤지 포르노 희생양?

축구 대표팀 공격수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황의조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5일 한 인물이 황의조의 문란한 여자 관계를 SNS에 주장했고 성관계 영상도 황의조가 몰래 찍어 보관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황의조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오는 성관계 영상이 SNS에 퍼져 논란에 박차를 가했다.

황의조 측은 SNS에 사생활 폭로 글을 올린 이를 고소한 상황. 또한 그리스에서 뛸 당시 휴대폰을 잃어버린 후 계속 협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하지만 냉정하게 황의조가 여러 여자를 만났다 해도 그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또한 황의조 측과 무관하게 영상이 유출된 것은 오히려 황의조가 리벤지 포르노의 희생양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인물이 주장한 것처럼 연예인을 포함한 많은 여성과 만나며 '몰카'를 찍었고, 이 영상을 휴대폰에 저장했다면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해당 인물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버닝썬의 정준영-승리의 '황금폰'을 예로 들며 불법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몰카 자체가 엄연한 불법이기에 만약 그 주장대로라면 황의조는 피해자에서 피의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 초기 단계이기에 더 지켜봐야하지만 마침 FC서울에서 퇴단하고 EPL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가 잔류든 이적이든 결정해야하는 황의조 입장에서 매우 곤란한 상황임은 틀림없다.

ⓒ스포츠코리아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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