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애플 걱정?
시총 3조달러 넘어 4조달러 전망도
경제지표 호조…금리인상 명분되나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성장 둔화와 고평가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전 세계 기업 최초 시총 3조달러를 넘어 4조달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뚜렷한 주가 부양 재료가 없음에도 이처럼 랠리가 이어지자 시장에선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애플 걱정'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각종 지표로 나타나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탄탄한 모습이다. 이는 물가 잡기에 여념이 없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금리 인상 여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애플, '꿈의 시총' 4조달러까지 넘보나
지난 2018년 꿈의 시총이라고 여겨지던 1조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주식시장 역사에 새 지평을 연 애플은 불과 5년 만에 3조달러 기업으로 성장했다. 3조달러는 우리 돈으로 무려 4000조원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이다. 애플은 올 들어서만 50% 가까이 오르면서 글로벌 대장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회사를 둘러싼 성장 둔화 우려와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아이폰 매출 감소로 성장세에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애플 투자자들은 부정적인 면보단 긍정적인 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중국과 인도 내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애플의 성장 스토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 애플이 선보인 공간형 컴퓨터 헤드셋 '비전 프로'의 경우 공개 당시만 해도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애플의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애플 시총이 3조달러를 넘어 4조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가의 저명한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애플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220달러를 제시하면서 2025년 회계연도까지 시총이 3조5000억달러에서 4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로 다음 날에는 씨티그룹이 이보다 더 높은 240달러를 목표가로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는 월가의 애플 목표가로 가장 높은 것은 물론 현 주가에서 25~30%가량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예상 뛰어넘은 경제지표…금리인상 여지 열어줬다
지난달 금리 인상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었던 연준은 이달 금리 조정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29일 나온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2%로, 잠정치 1.3%와 월가 전망치 1.4%를 모두 웃돌았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2만6000건 줄어든 23만9000건으로, 시장 추정치 26만5000건을 밑돌았다. 경기와 고용 모두 당초 걱정했던 것과 달리 양호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물가 압력 완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연준 입장에서 이 같은 지표 호조는 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위원 18명 중 12명이 연내 0.5%포인트 인상을 제시했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6일 지난달 FOMC 의사록이 공개되는 가운데 이를 통해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의 생각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기훈 (core8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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