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버지 代에선 반목했어도 초대 대통령 기념관 위해 뭉친 2세들
이번에 발족한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 EG 대표이사,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이사장이 참여한다. 전직 대통령 아들 4명이 아직 초대 대통령 기념관이 없다는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정파와 진영을 초월해 힘을 보태고 있다.
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악연을 갖고 있다. 박정희 정권 반대 투쟁에 앞장섰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 사형선고 등 많은 고초를 겪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의 라이벌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내란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이를 보고 자란 2세들이 아버지 대(代)의 반목과 갈등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버지들이 남긴 정치적 유산도 2세들에겐 부담이다. 언행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정치 양극화와 국민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뜻밖의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그로 인해 아버지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는 부담도 클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 네 사람이 초대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뜻을 같이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과거에 악연이 있고, 지금도 정견을 달리한다 해도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에는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모습이 너무나 아쉬운 상황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전 대통령이 나라의 방향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잡았으며, 6·25 남침에서 나라를 지켰고, 그 후 한미동맹을 맺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는 주춧돌을 놓았다는 데 대해선 누구도 이견을 달기 어렵다.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이 뜻을 모았듯이 민주당도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뜻을 보탠다면 국민이 민주당을 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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