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어 ‘편집’하면 새로워지는 것
채민기 기자 2023. 7. 1. 03:03
창조적 시선
김정운 지음|윤광준 사진|아르테|1028쪽|10만8000원
문화심리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바우하우스를 디자인 학교라고 하는 것은 코끼리 다리 만지기다. 거기 참여했던 추상화 대가 칸딘스키나 클레가 디자이너였나? 바우하우스는 ‘창조 학교’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창조 자체는 천지창조 시절부터 있었지만 인간의 창조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서다. 바우하우스 설립(1919)과 겹친다. 미술에서 정교한 재현의 시대가 가고 대상을 해체·재구성하는 추상화가 등장한 시기다. 바우하우스의 상징인 ‘세모는 노랑, 네모는 빨강, 동그라미는 파랑’ 도식은 종래의 관습에서 벗어나 공감각(共感覺)으로 조형을 새롭게 이해한다는 선언이었다. 저자는 이를 “감각의 편집”이라고 부른다.
10년간 탐구한 바우하우스 이야기의 집대성이다. 책에 소개된 내용 중에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 많지만, 그것을 디자인이 아닌 창조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는 시각이 새롭다. 이는 편집이야말로 창조의 핵심이라는 주제와도 일치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걸 다른 맥락에서 편집하면 새로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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