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한국 축구대표팀 내일 日과 우승 다툰다
백인우(17·용인시축구센터 U-18)가 프리킥 슛을 차자 바로 앞에 있던 한국 선수들이 주저앉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들 등에 시야가 가려져 있던 우즈베키스탄 골키퍼는 넋 놓은 채로 골대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바라봐야만 했다. 약속된 전술로부터 나온 완벽한 골이었다.
남자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29일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준결승전에서 전반 31분 나온 백인우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면서 1대0으로 승리했다. 만만찮은 전력의 우즈베키스탄을 단 하나의 골로 침몰시키면서 결승만을 남겨뒀다. 변성환 대표팀 감독은 “숨 가쁜 일정 탓에 대부분 선수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는데, 어려움 속에서도 모두 자기 역할을 해줬다. 덕분에 큰 승리를 거뒀다”고 했다.
결승전 상대는 한국의 ‘숙적’ 일본이다. 일본은 준결승에서 이란을 3대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일본은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1994·2006·2018년)을 갖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1986·2002년)을 경험한 한국은 우승하면 일본과 최다 우승 기록 동률을 이룬다.
한국으로서는 설욕의 기회다. 한국 남자 축구는 연령별, A대표팀을 통틀어 2021년부터 한일전 4연패를 당했다. 4번 모두 0대3 완패였다. 2021년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매치 경기에서 0대3,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도 지난해 6월 2022 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대3으로 졌다. 같은 달 U-16 대표팀도 0대3, 지난해 7월 열린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A대표팀이 또 0대3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 한일전은 화력 대결로 요약된다. 대표팀은 체력 안배를 위해 주축 선수를 쉬게 한 조별리그 이란전(0대2 패)을 제외하면 4경기 15골을 몰아치는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일본 역시 5경기 19골을 넣고 있다. 한국 공격수 김명준(17·포항제철고)과 미드필더 윤도영(17·충남기계공고), 일본 미드필더 모치즈키 고헤이(17·요코하마 마리너스 U-18)가 각각 4골로 대회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변성환 감독은 경기 후 “결승에서 일본과 만나는 스토리를 상상했다. 그게 현실이 됐다”며 “두 팀 전력은 모두 노출됐다. 이틀의 시간 동안 얼마나 준비를 잘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7월 2일 오후 9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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