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소각 시위 허용한 스웨덴에 美도 우려 표명
스웨덴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우는 시위를 허용해 이슬람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서방에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논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앞둔 스웨덴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29일(현지 시각)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스웨덴의 코란 소각 시위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이 같은 행위를 규탄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밀러 대변인은 “미국은 표현과 집회·결사의 자유와 권리를 지지하는 것처럼 종교와 신념의 자유도 지지한다”며 “코란 소각은 무슬림과 다른 소수 종교 집단 구성원들이 스웨덴에서 종교나 믿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공포 환경을 조성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현지 시각)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내 이슬람 사원 앞에서 이라크 출신 스웨덴 이주 남성 살완 모미카가 코란을 찢고 불태우는 시위를 벌였다. 그는 코란으로 신발을 닦고,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로 만든 베이컨 조각을 코란 사이에 끼워 넣기도 했다. 이날은 이슬람의 주요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첫날이었다.
스웨덴 사법부가 그의 시위를 허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슬람권의 반발이 더 커졌다. 무신론자라고 주장한 모미카는 CNN에 “3개월간의 법적 다툼 끝에 이번 시위를 허가받았다”고 했다. 스웨덴 경찰은 집회 신청을 수차례 반려했으나, 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이를 뒤집었다. 헬레나 보스트롬 토마스 스톡홀름 경찰 대변인은 “경찰은 시위에 대한 위험성을 신청자에게 알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오만한 서방에 무슬림의 신성한 가치에 대한 모욕이 사상의 자유가 아님을 가르칠 것”이라고 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극악무도한 행위”라며 스웨덴 정부가 시위를 허용했고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지만, 30회원국 중 헝가리와 튀르키예가 스웨덴을 반대해 핀란드의 가입만 승인된 바 있다. 또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 시각) 헝가리가 다음 주로 예정됐던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 표결 일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헝가리는 스웨덴 일부 정치인이 ‘헝가리의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고 비판한 점을 문제 삼은 바 있고, EU(유럽연합) 내에서 스웨덴의 지원을 통해 다른 현안에서 이득을 얻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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