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서쪽 최고 50층, 북한산 주변 15층 가능

서울시, 고도 제한 대폭 완화

30일 오전 서울 덕성여대 차미리사기념관 옥상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고도제한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2023.6.30 이태경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북한산, 남산 일대의 고도(高度) 제한이 대폭 완화된다. 서울시는 그동안 산이나 주요 시설 주변을 ‘고도지구’로 지정해 지을 수 있는 건물의 높이를 제한해 왔는데 이 규제를 푸는 것이다. 1972년 남산을 처음 고도지구로 지정한 이후 51년 만이다.

서울시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新)고도지구 구상안’을 발표했다. 구상안에 따르면, 국회의사당 주변인 서(西)여의도 지역의 스카이라인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국회의사당의 높이(60m)를 고려해 높이 41m나 51m 이하 건물만 지을 수 있는데 앞으로는 최고 50층 안팎(170m 이하)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북한산 주변의 강북구·도봉구 지역은 최고 15층(45m)으로 재개발이 가능해진다. 남산 주변 높이 규제도 12m 또는 20m 이하에서 12~40m 이하로 완화한다. 최고 13층까지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북한산과 남산 주변은 높이 규제 때문에 사실상 재개발이 불가능했는데 앞으로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구로구 오류동과 서초구 법원단지 일대의 고도지구는 지정을 해제하기로 했다.

한편 경복궁 주변은 일단 현행 높이 규제를 대부분 유지하지만, 문화재청과 협의해 추가로 규제를 완화해 나갈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1년간 일률적인 높이 규제로 시민들의 재산권 피해가 컸다”며 “이번 고도 제한 완화를 시작으로 해묵은 규제들을 하나하나씩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