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야, 노치원이야?… 日 시설들 ‘老心 잡기’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 전체의 30%에 달하는 일본에는 ‘데이 서비스’란 돌봄 시설이 있다. 일본판 노치원이다. 자택에서 사는 노인들이 우울증이나 고립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동시에 가족들의 부양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노인들은 매일 혹은 1주일에 2~3회씩 시설을 이용하고, 원하면 목욕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한국처럼 시설과 자택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있다.
데이 서비스 이용료는 개호보험(한국의 장기요양보험)이 최대 90%까지 부담한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일본의 데이 서비스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다. 2006년만 해도 2만여 곳에 불과했지만 2015년엔 4만3000곳까지 늘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 규모가 더 커지지 않고 정체된 상황이다. 당시 일본 정부가 개호보험 재정 고갈 부담에 지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개인 사업자 중심이었던 데이 서비스 운영 업체는 이후 통폐합 작업이 이어졌고, 점점 기업·대형화하는 추세다.
데이 서비스는 노심(老心)을 잡기 위해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22개 점포를 운영 중인 ‘데이 서비스 라스베가스’는 남성 노인을 위한 노치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언뜻 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장 같다. 슬롯머신은 물론, 블랙잭·마작 테이블까지 갖추고 있어서다.
하지만 여기선 현금 대신 ‘베가스’라는 독자적인 화폐를 사용한다. 아침 체조 시간에 참여해야 받을 수 있는 1만베가스가 밑천이다. 게임에서 이기면 상도 주기 때문에 모두가 열심히 참여한다.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감정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뛰어나다.
모리카오루(森薫) 사장은 “기존 돌봄 시설 성비를 보면, 여성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면서 “남성은 동요 부르기나 종이접기 같은 프로그램이 시시하다며 싫어했는데, 게임을 테마로 돌봄 시설을 만들었더니 남성 비율이 90%를 넘었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3개 지점을 운영 중인 ‘나나이로 쿠킹스튜디오’는 요리를 테마로 해서 만든 돌봄 시설이다. 노인들이 시설을 즐겁게 다니려면 어떻게 할까 궁리한 끝에 탄생한 곳이라고 한다. 요리를 하려면 머리와 손을 써야 하고, 몸도 움직여야 해서 뇌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3시간 수업이다. 아침에 등원하면 간단한 체조를 하고, 다 같이 모여서 식재료를 다듬으며 음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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