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 경기 회복 청신호
한국 경제에 청신호가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경제지표가 최근 잇따르면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다 같이 늘어났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나타난 ‘트리플 증가’로,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산업 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는 111.1로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증가 폭은 지난해 3월(1.9%)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치다. 서비스업을 제외한 전 부문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호조세인 자동차(8.7%)를 비롯해 제조업이 전반적인 산업 생산 확대를 주도했다. 기획재정부는 “수출이 점차 바닥을 다져가면서 네 분기 연속 감소했던 광공업 생산이 2분기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20일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3% 증가하면서 동기 기준으로 10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다만 반도체의 반등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4.4% 늘면서 4월(4.9%)과 비슷하게 소폭 증가했다.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늘었기 때문인데, 동시에 재고도 한 달 전보다 2.7% 늘었다. 그러나 4월(30%)과 비교하면 재고 증가세는 크게 둔화했다. 특히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6월 반도체 업황 현황 PSI(전문가 서베이 지수)가 1년여 만에 기준치 100을 넘기면서 하반기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0.5%), 의복 등의 준내구재(0.6%), 화장품을 비롯한 비내구재(0.2%)가 모두 늘었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을 기록하면서 13개월 만에 100을 웃돌기도 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2.6%), 항공기 등 운송장비(6.2%) 등의 투자가 늘면서 한 달 새 3.5% 증가했다.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내면서 6개월간 이어졌던 하락세가 멈췄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두세 달 정도 추세를 지켜봐야겠지만 경기 반등의 여지는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나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분석한바 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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