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 바이든 ‘간판 정책’ 학자금 대출 탕감에 제동...‘보수 우위’ 판결 지속

이유진 2023. 7. 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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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6대 진보 3의 보수 우위 구도의 미국 연방대법원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인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대법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학자금 채무 면제 정책에 대한 두 건의 소송에서 각각 6(보수) 대 3(진보)의 의견으로 정부 패소 판결을 내 기존 이념대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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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 정부 패소 판결
"정부, 비용 큰 정책 시작 전 의회 승인 받아야"
보수 이념 투영된 판결 연이어...'6대 3' 구도 고정
미 연방대법원에서 보수 성향을 띈 6명의 대법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브렛 캐버노,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존 로버츠, 클래런스 토마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 미 연방대법원 제공

보수 6대 진보 3의 보수 우위 구도의 미국 연방대법원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인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 막대한 자금 투입 정책 시작 전 의회 승인 필요"

CNN에 따르면, 이날 대법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학자금 채무 면제 정책에 대한 두 건의 소송에서 각각 6(보수) 대 3(진보)의 의견으로 정부 패소 판결을 내 기존 이념대로 갈라졌다.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정책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할 권한이 없다”며 “시작 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3명은 정부에 권한 충분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정책은 연간 소득액 12만 5,000달러(약 1억6,450만원) 미만의 소득자에게 학자금 대출을 최대 2만 달러(약 2650만 원)까지 면제해 주는 내용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당시 고학력·2030 유권자들을 끌어 모았던 ‘1인당 1만 달러’ 탕감 공약의 연장선이다. 의회 승인이 필요 없는 행정명령의 형태로 추진됐는데, 4,000억 달러(약 527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자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행정부가 과도한 돈을 마음대로 푼다’며 공화당의 비판이 거셌다.

이번 대법 판결로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공약은 사실상의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까지 2,600만 명이 대출 탕감을 신청했고 그중 1,600만 명의 신청자가 정부 승인을 받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소송 때문에 접수가 중단됐다. 탕감 절차도 진행된 바 없다. NYT는 “빚더미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돕겠다고 대출자들에 맹세했던 바이든 대통령에겐 엄청난 좌절이자 정치적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연방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입학 위헌 결정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게이 손님 안 받을래"....'종교적 신념' 손 들어준 대법

이외에도 대법원은 보수적 가치가 투영된 판단을 연이어 내놓았다. 대입 중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위헌’이라고 본 판결을 내린 지 하루만이다.

같은 날에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 커플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한 콜로라도 주민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장에서 성적 지향성, 인종을 이유로 차별을 금하는 주(州)법이 수정헌법 1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을 냈고, 대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웹 디자이너인 이 주민은 종교적 이유로 동성 커플의 작업 요청을 거부하고 싶은데, 이 경우 벌금이 부과돼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소를 제기했다고 CNN은 전했다.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수정 헌법 1조는 모든 사람이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가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미국을 그린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인 대상 사업체가 보호 계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거절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부여됐다”며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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