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복구한 KT, '경영 정상화'까지 남은 과정은?
6월 30일 임시 주총서 사외이사 7인 신규 선임
대표이사 선임 투명성 위한 정관 개정도 '눈길'
[더팩트|최문정 기자] KT가 사외이사진을 복구하며 경영 정상화의 첫발을 뗐다. KT는 사외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그동안 지적받아 온 지배구조를 개선하며 지난 3월 말 이후 줄곧 공백 상태인 차기 대표이사를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2023년도 제1차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각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KT는 지난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김용헌 사외이사만이 정식으로 사외이사로 남아있는 1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됐다.
KT 이사회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기 대표 물색 과정에서 인원이 조금씩 이탈했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던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은 대표이사 후보에 출사표를 던지며 이사회에서 사퇴했다.
올해 초 8명으로 시작했던 사외이사는 지난 1월 이강철 이사, 지난 2월 벤자민 홍, 김대유, 유희열 사외이사, 정기 주총 당일인 3월31일 강충구 전 의장을 포함한 여은정, 표현명 사외이사가 사퇴하며 김용헌 이사만 남았다. 가장 마지막에 사퇴한 사외이사 3인은 상법에 따라 신규 사외이사 선임 전까지 이사직을 수행하기는 했지만, 이사회 재구성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KT는 지난달 30일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7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 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사외이사는 주주들의 추천으로 후보에 올라 선임됐다. 박근혜 정부 때 미래부 장관을 지낸 최양희 이사와 이명박 정부 시절 차관을 지낸 윤종수 이사 등 정치권의 목소리를 반영한 사외이사도 포함됐다.
이들 신임 사외이사들은 기존의 김용헌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해 다음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한다는 목표다.
KT는 더 이상의 경영 불안은 없다는 목표를 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표이사 선임에서는 이전 구 전 대표 연임 추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지배구조 이슈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KT는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정관 일부를 변경하고, 사내 이사 숫자를 기존의 3명에서 2명으로 축소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경영 감독 역할을 강화했다. 또한 대표이사의 책임 강화를 위해 복수 대표이사 제도를 폐지했다.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으로 하는 보통결의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높여 잡아 대표이사 후보자의 선임 정당성을 강화했다.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한다. 기존의 요건 중 하나였던 ICT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항목을 제외했다. KT는 이를 통해 KT그룹 사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관계와 유관경험을 가진 차기 대표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기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통합하고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관련 권한과 역할을 조정해 대표이사 후보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지배구조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등 위원회의 독립성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KT는 이번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한해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뿐만 아니라 주주 추천까지 받아 사외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주주 추천은 KT 주식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한다. 사내 후보군은 '재직 2년 이상이며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인 기존 요건과 함께 경영 전문성과 KT 사업 이해도까지 고려하기로 했다.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과 평가에서는 사외이사뿐 아니라 인선자문단도 활용할 계획이다.
KT는 오는 8월 대표이사 선임을 마무리 짓고, 밀린 경영 현안 처리에 나설 전망이다.
실제로 KT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로 임원인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조직개편 등도 미뤄진 상황이다. 주요 현안의 경우,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 사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직무대행 사장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구성된 새로운 이사회를 중심으로 개선된 절차에 따라 대표 선임 과정을 밟을 것"이라며 "뉴거버넌스TF가 낙하산 방지 등과 같은 문제 요소를 해소하고 대표이사 결의 요건 강화 등으로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KT 펀더멘탈은 변함없다"며 "새롭게 개선된 지배구조에서 성장기반을 단단히 다져 KT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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