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론/정순둘]침수 피해 막을 ‘반지하 대책 로드맵’ 필요하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3. 6. 30. 23:48
작년 침수 피해에도 반지하 이주율 1% 불과
즉흥적 정책 아닌 취약계층 주거 미래 고민 절실
침수방지시설 확대하고 임대주택도 늘려가야
즉흥적 정책 아닌 취약계층 주거 미래 고민 절실
침수방지시설 확대하고 임대주택도 늘려가야
장마가 시작됐다. 작년 8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반지하 거주자 등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걱정과 우려 또한 시작됐다. 집은 보호받을 공간이어야 함에도 침수와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주거 취약계층에겐 더 위험한 공간이 된다. 실제 반지하는 1970년대 대피소로 활용되다 도시 인구 유입으로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주거지로 허용됐다. 반지하는 채광과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치명적인 단점이 있음에도 전·월세 가격이 지상보다 훨씬 저렴해 안정적인 집이 없는 이들에게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안이 됐다.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지하 거주 가구는 전체의 1.6%, 약 32만 가구다. 이 중 서울 지역에만 전체의 60%, 약 20만 가구가 존재한다. 경기도와 인천까지 합하면 수도권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반지하 거주민들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의 비율이 높고, 노인과 장애인의 비율이 높은 특성을 보인다.
작년 침수 피해 이후 서울시는 반지하를 주거공간으로 건축할 수 없도록 하는 안을 토대로 임대주택 이주와 월세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실제 반지하를 탈출한 주민은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왜 이토록 실적이 저조한 것일까. 사람이 살기 어려운 반지하를 없애는 정책의 방향은 맞지만, 실제로 반지하 거주민들이 월세 지원금 20만 원으로 갈 수 있는 집이 지상에는 없기 때문이다. 반지하 거주를 막으면 주거 취약계층은 더 열악한 고시원 같은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 당장 몇십만 채의 임대주택을 지어 이들을 이주시키기에는 막대한 재원이 마련돼야 해 실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만 특정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반지하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즉흥적인 정책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과 안전 및 복지를 위한 반지하 대책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임대주택도 만들고, 주거복지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세 가지다. 첫째, 합리적인 안전대책을 세워 귀중한 인명 피해를 막는 것이다. 안전을 위한 가장 큰 대책은 예방이다. 반지하에 발생할 수 있는 재해 대책의 차원에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 침수 우려 지역을 찾아내 침수위험지구로 지정하고, 차수판과 같은 침수 방지시설을 설치하며, 필요한 개수 및 보수를 지원해야 한다. 빗물받이 오물 제거작업을 하고, 거동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을 고려한 재난 대피경보나 대피로 마련 등 재해 발생 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둘째, 안전대책의 지속가능성이다. 안전대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 더욱이 침수 방지시설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책의 지속가능성이 없어진다. 서울시를 예로 보더라도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빗물저류시설 건설 계획이 세워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이후 이 계획은 신월배수시설을 제외한 6곳이 백지화된다.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만들어 놓았지만, 자치단체의 수장이 바뀌면서 대안이 축소되거나 사라진 것이다. 안전과 관련된 정책은 누가 자치단체의 수장이 된다 해도 변함없이 추진돼야 한다. 과학적 근거를 통해 안이 마련됐다면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방향에서 일관성 있게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풍수해 보험 가입이 필수로 이루어져야 한다. 침수 이후 주거 취약계층의 삶이 더 열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적 피해 보상을 하는 풍수해 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행히도 2022년 4월 ‘풍수해보험법’ 개정 및 ‘풍수해보험법 시행령’을 통해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 수급권자, 재해취약지역 거주자에게는 정부가 100% 보험료를 지원하고, 재난지원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풍수해 보험을 개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낮고 홍보가 미미해 가입률이 매우 낮아 2023년 현재 풍수해 보험 가입률은 전국 평균 약 27%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이 미래에 다가올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듯이 풍수해 보험도 침수와 같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가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에서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재난 취약계층을 찾아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지하 거주 가구는 전체의 1.6%, 약 32만 가구다. 이 중 서울 지역에만 전체의 60%, 약 20만 가구가 존재한다. 경기도와 인천까지 합하면 수도권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반지하 거주민들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의 비율이 높고, 노인과 장애인의 비율이 높은 특성을 보인다.
작년 침수 피해 이후 서울시는 반지하를 주거공간으로 건축할 수 없도록 하는 안을 토대로 임대주택 이주와 월세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실제 반지하를 탈출한 주민은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왜 이토록 실적이 저조한 것일까. 사람이 살기 어려운 반지하를 없애는 정책의 방향은 맞지만, 실제로 반지하 거주민들이 월세 지원금 20만 원으로 갈 수 있는 집이 지상에는 없기 때문이다. 반지하 거주를 막으면 주거 취약계층은 더 열악한 고시원 같은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 당장 몇십만 채의 임대주택을 지어 이들을 이주시키기에는 막대한 재원이 마련돼야 해 실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만 특정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반지하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즉흥적인 정책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과 안전 및 복지를 위한 반지하 대책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임대주택도 만들고, 주거복지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세 가지다. 첫째, 합리적인 안전대책을 세워 귀중한 인명 피해를 막는 것이다. 안전을 위한 가장 큰 대책은 예방이다. 반지하에 발생할 수 있는 재해 대책의 차원에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 침수 우려 지역을 찾아내 침수위험지구로 지정하고, 차수판과 같은 침수 방지시설을 설치하며, 필요한 개수 및 보수를 지원해야 한다. 빗물받이 오물 제거작업을 하고, 거동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을 고려한 재난 대피경보나 대피로 마련 등 재해 발생 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둘째, 안전대책의 지속가능성이다. 안전대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 더욱이 침수 방지시설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책의 지속가능성이 없어진다. 서울시를 예로 보더라도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빗물저류시설 건설 계획이 세워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이후 이 계획은 신월배수시설을 제외한 6곳이 백지화된다.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만들어 놓았지만, 자치단체의 수장이 바뀌면서 대안이 축소되거나 사라진 것이다. 안전과 관련된 정책은 누가 자치단체의 수장이 된다 해도 변함없이 추진돼야 한다. 과학적 근거를 통해 안이 마련됐다면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방향에서 일관성 있게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풍수해 보험 가입이 필수로 이루어져야 한다. 침수 이후 주거 취약계층의 삶이 더 열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적 피해 보상을 하는 풍수해 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행히도 2022년 4월 ‘풍수해보험법’ 개정 및 ‘풍수해보험법 시행령’을 통해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 수급권자, 재해취약지역 거주자에게는 정부가 100% 보험료를 지원하고, 재난지원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풍수해 보험을 개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낮고 홍보가 미미해 가입률이 매우 낮아 2023년 현재 풍수해 보험 가입률은 전국 평균 약 27%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이 미래에 다가올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듯이 풍수해 보험도 침수와 같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가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에서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재난 취약계층을 찾아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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