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도 못해봤는데' 한화 7연승, 무려 18년이 걸렸다... 문동주-윌리엄스 쌍끌이 '8위 등극'

안호근 기자 2023. 6. 3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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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30일 삼성전에서 문동주(왼쪽)가 투구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윌리엄스가 홈런을 날리는 장면. /사진=한화 이글스
7회초 쐐기 홈런을 날리는 노시환.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 한화라는 이름으로 거둔 7연승은 무려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그 어려운 걸 드디어 해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한 문동주(20)와 결승 홈런을 날린 닉 윌리엄스(30)의 동반 활약 속에 6-1 승리를 거뒀다.

지난 21일부터 연승 행진을 시작한 한화는 이날까지 무려 7연승을 달렸다. 2005년 6월 4일부터 9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그 당시 거둔 7연승(6월 11일 LG전) 이후 18년 23일, 6593일 만에 7연승이라는 영광을 재현했다.

한화 정은원(오른쪽)이 홈런 이후 홈을 밟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OSEN
또 작두 탄 최원호 감독, '2G 맹활약' 김태연 대신 정은원 선발 출격!
대전에서 치른 KT 위즈와 2경기에서 최 감독은 2루수 자리에 김태연을 내보냈다. 정은원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 데다가 상대 투수들과 상성을 고려한 결과였다. 이는 적중했다. 김태연은 27일 2타수 2안타 1타점, 28일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날은 좋았던 기세에도 이날은 정은원이 출격했다. 한화는 이진영(우익수)-김인환(지명타자)-노시환(3루수)-닉 윌리엄스(좌익수)-채은성(1루수)-문현빈(중견수)-정은원(2루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문동주.

상대 선발 최채흥에 정은원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타율은 2할 초반대에 그치고 있지만 최채흥에겐 통산 타율 0.385(13타수 5안타)로 강했던 것을 중요한 데이터로 삼았다. 최 감독은 28일 취재진과 만나 "성적이 좋은 투수를 상대로도 유독 강한 선수들이 있다. 부진해도 그 선수를 만나면 잘 치곤 한다"고 말했는데 이를 염두에 둔 배치였다.

1회 결승 투런 홈런을 날리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윌리엄스(왼쪽). /사진=OSEN
'몸 맞는 공→2루타 2개' 윌리엄스, 이번엔 홈런까지 날렸다... 노시환에 최 감독 '용병술' 정은원까지 대포 쾅쾅쾅
앞서 2경기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윌리엄스는 이날도 4번 중책을 맡았다. 첫 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과 호수비로 박수갈채를 받았던 그는 2번째 경기에서 곧바로 2루타 2개를 날리며 팀 승리를 도왔다.

'한화의 복덩이'가 된 윌리엄스는 이날 1회초부터 불을 뿜었다. 2사 1루에서 최채흥의 3루 슬라이더를 노려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KBO리그 데뷔 첫 홈런. 더그아웃에 도착한 윌리엄스를 향해 동료들이 '무관심 세리머니'를 했고 허공에 대고 홀로 하이파이브를 하던 윌리엄스를 향해 이내 동료들이 뜨거운 축하를 전했다.

2회엔 정은원이 다시 한 번 최채흥을 공략해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올 시즌 부진했던 터라 정은원 또한 마수걸이 아치였다. 정은원을 향해서도 동료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다가 격렬한 축하를 보냈다. 1점을 더 달아난 선발 최채흥을 강판시켰다.

이후 양창섭-이재익-김대우-김태훈-허윤동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한화 타선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화는 허윤동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를 날렸다. 4회 이진영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난 한화는 7회 생애 첫 올스타전에 나서는 노시환의 시즌 15호 솔로 홈런까지 더해 6점을 완성했다.

이 외에도 문현빈과 최재훈, 이도윤까지 안타를 신고했다. 특히 이도윤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2득점을 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정은원(왼쪽)의 홈런 이후 더그아웃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동료들. /사진=OSEN
동료들은 잠시간의 무관심 뒤 뜨겁게 정은원(가운데)을 격려해줬다. /사진=OSEN
류현진도 못했던 신바람 7연승, '포스트 괴물' 문동주가 대업을 썼다
왼손과 오른손으로 유형이 다르긴 하지만 데뷔와 동시에 팀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평가 받았다는 점은 같았다. 류현진과 문동주의 이야기다.

문동주는 지난해 데뷔해 다소 부침을 겪었으나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최고 시속 160㎞에 육박하는 공으로 KBO 타자들을 제압했다.

중요한 길목에서 선발 등판한 문동주는 타선의 득점 지원 속에 4회까지 퍼펙트행진을 이어갔다. 삼진만 5개를 잡아냈다.

5회 다소 위기가 찾아왔다. 오재일에게 2루타를 맞았고 류승민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 그러나 조민성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내며 불을 껐다. 6회에도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문동주는 92구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5점 차 리드를 못 지켜낼 한화 불펜이 아니었다. 연승 기간 중 한화 불펜은 철벽 그 자체였다. 엄밀히 필승조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이태양과 윤대경, 한승주가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을 책임졌다. 9회 한승주가 안타 2개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승부엔 큰 영향이 없었다. 문동주는 5승(5패) 째를 수확했고 평균자책점(ERA)은 3.84에서 3.52로 낮췄다.

7연승과 함께 한화는 30승(37패 4무) 고지에 올랐다. 동시에 3연패에 빠진 KIA 타이거즈를 제치고 8위로 등극했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던 한화는 지난 4월 15일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8위에 올라섰다. 7위 KT와는 0.5경기 차. 5위 키움 히어로즈도 단 2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

반면 투수진이 무너지고 타선이 침묵한 최하위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27승 44패, 승률은 0.380까지 떨어졌다.

문동주가 30일 삼성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투구 후 공을 바라보고 있는 문동주. /사진=OSEN
문동주(왼쪽)가 이닝을 마치고 노시환과 밝게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OSEN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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