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정치권에 날리는 ‘통쾌한 한 방’

이복진 2023. 6. 3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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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조직 집단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면 한국 사회의 모든 조직은 신뢰를 거의 잃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직의 도덕성이나 구조는 완만한 발전은커녕 급격히 퇴보하는 느낌이다.

주요 조직들은 군림할 뿐 사회적 순기능으로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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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정진영/안나푸르나/1만4000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조직 집단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면 한국 사회의 모든 조직은 신뢰를 거의 잃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직의 도덕성이나 구조는 완만한 발전은커녕 급격히 퇴보하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민의 삶은 곤란해졌고, 관계는 깨지고, 신뢰는 바닥을 친다. 주요 조직들은 군림할 뿐 사회적 순기능으로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말끝마다 ‘법적으로’를 외치는 건 인간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습관화된 유행어다. 신간 ‘정치인’의 저자가 정치 그것도 그 중심이라고 할 ‘국회 상임위’를 다룬 이유다.
정진영/안나푸르나/1만4000원
장편소설 ‘정치인’은 정치인이란 우스운 이름을 가진 인물이 얼떨결에 이름 따라 비례대표로 얼굴마담용 임기 1년짜리 진짜 국회의원(정치인)이 되고, 이익으로 똘똘 뭉친 정치권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다. 국회의원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할 수 있는 ‘입법’을 둘러싼 기득권 카르텔의 야합 과정을 적나라게 드러내 정치판의 민낯을 보여주며 여와 야,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를 떠나 국민은 없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복무하는 정치인들을 풍자한다. 

저자는 이야기를 사실적이면서도 쉽게 풀어간다. 취재력 있는 기자 출신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인물들이 작위적이지 않고 현실적이며 사건들의 사실성이 높다는 평이다. 후반부에는 반전과 카타르시스가 가득하다.

소설은 현재 시즌제 드라마로 기획 중이다. 원작 소설의 내용이 시즌1이 되고, 시즌 2와 3에서는 소설에 나오지 않은 이후 서사가 담긴다. 시즌 2와 3에서는 여당 비대위원장이 된 주인공 ‘정치인’이 대통령과 마찰로 맞짱을 뜨다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이 돼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과 전면전을 펼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소설 ‘정치인’은 저자의 ‘조직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앞서 ‘침묵주의보’에서는 언론사, ‘젠가’에서는 회사가 주요 무대였다. 특히 ‘침묵주의보’는 황정민 주연의 2020년 12월 JTBC 드라마 ‘허쉬’로 재탄생했으며, 소설 ‘젠가’도 스튜디오 드래곤에 판권이 팔려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물론 이번 신작도 드라마로 제작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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