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 3년…빠른 중국화에 커지는 반중 정서
[앵커]
중국 당국이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막겠다며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지 오늘로 꼭 3년이 됐습니다.
집회가 사실상 금지되고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홍콩의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랑 특파원이 취재한 홍콩의 변화부터 함께 보시고 현지 연결하겠습니다.
[리포트]
홍콩의 대표 관광지인 스타의 거리.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홍콩인들이 쓰는 광둥어 대신 중국어가 더 자주 들릴 정도입니다.
[리/중국 선전 관광객 : "우리는 모든 과정에서 표준 중국어로 소통할 수 있어요. 아무런 어려움도 없습니다."]
홍콩 당국이 표준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면서 가능해진 일입니다.
[타이터스/홍콩 시민 : "너무 안 좋아요. 우리 동네 같지 않아요. 그들이 끼어들었어요. 홍콩은 중국어 대신 광둥어가 들려야 하는 곳이잖아요."]
홍콩 서점 곳곳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집과 공산당 서적 등이 빼곡히 자리 잡았습니다.
고도의 자치를 약속받은 홍콩이 빠르게 중국화 되면서 홍콩 내 반중 감정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콜리 랭/홍콩 시민 : "저는 홍콩인이에요. 사람들이 나를 중국인이라고 한다면, 나는 "미안하지만 아니야"라고 말할 겁니다."]
홍콩의 변화는 2020년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 시행을 기점으로 가속화되기 시작했습니다.
3년 사이 빈과일보 등 민주 진영 언론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고, 홍콩기자협회 회원 수는 3분의 1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론슨 챈/언론인 겸 홍콩기자협회장 : "기자들은 홍콩에서는 더 이상 좋은 기자가 될 수 없다면서 떠나려고 합니다."]
집회의 자유도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가 열렸던 빅토리아 공원.
이 공원의 절반 가량은 벌써 석 달 넘게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6월 4일 촛불집회 무렵에는 보수 공사가 진행됐고, 현재는 홍콩의 중국 반환 26주년 기념식을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반정부 시위는 고사하고 6.4 천안문 민주화 시위 촛불집회조차 4년째 열리지 못했습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입법회 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채 당 관계자는 투옥된 동료들 면회를 가는 것이 일상이 됐습니다.
[에밀리 라우/홍콩 민주당 국제위원회 위원장 : "저도 다음 주에 체포될지 모르죠. 하지만 그렇게 무섭지는 않습니다.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홍콩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250명이 넘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홍콩 반환 26주년을 맞아 결속을 다지려고 하고 있지만 홍콩의 양분화는 더욱 심해지는 분위기입니다.
홍콩에서 KBS 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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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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