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소주 만들어 달라”…전북 익산서 불법 도살장서 35개 구조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6. 3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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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불법 개 도살장 내부 사진. [사진 = 동물권단체 케어와 와치독 제공]
전북 익산에서 20년간 불법으로 운영된 도살장이 적발돼 이를 운영해 온 업자와 고객이 경찰에 고발됐다.

지난 29일 동물권 단체 ‘케어&와치독’은 개 도살장을 불법으로 운영해 온 업주 A씨와 현장에 있던 고객 B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단체는 이날 새벽 개 3마리를 전선으로 목을 감고 토치로 불을 붙이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식용 목적으로 자신이 키우던 개를 도살장에 데리고 왔으며, 이날 B씨는 A씨에게 “개 소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체 활동가들이 도살장 안으로 들어갔을 때 개 2마리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단체 관계자는 “도살장 현장에는 사육 중인 개 35마리와 다수의 개 머리와 발 등이 발견됐다”며 “바닥에는 핏물이 흥건했다”고 말했다. 또한 도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도구 등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A씨는 활동가들이 범행을 멈추라고 한 뒤에도 불법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가들은 A씨로부터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아 35마리를 구조하고 익산시에 인계했다. 도살장에서 발견된 기구 등은 익산시가 압수했다. A씨는 최소 20년 동안 이곳에서 개 도살장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도살장은 유기견, 방치견 등을 식용 목적으로 도살하는 곳으로 파악된다”며 “동물보호법 시행 규칙이 개정돼 개 도살 행위를 동물 학대로 처벌할 수 있는 명시적 조항이 신설됐음에도 전국 도처에서 여전히 개 도살이 자행되고 있는 만큼 수시로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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