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튀르키예의 극과 극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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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찾았다.
이스탄불 맥도날드 빅맥 세트 가격은 한화 기준 약 1만원, 바로 옆에 위치한 튀르키예 브랜드의 햄버거 세트 가격은 5000원이 되지 않았다.
튀르키예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한다.
이스탄불은 전 세계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도시이기에 시민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적절한 '바가지 장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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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찾았다. 동로마와 오스만이라는 두 제국의 수도였던 도시답게 다양한 문화와 먹거리, 사람들이 있었다. 유럽과 아시아가 공존하는 도시였다. 튀르키예 물가도 ‘하이-로’(High-Low)가 얽혀 있었다.
물가가 뒤엉킨 건 환율 때문이다.
관광지 입장료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20리라(약 1000원)였던 이스탄불 내 한 관광지 입장료는 현재 200리라로 10배나 껑충 뛰었다. 정부 차원에서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최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겠다는 가격 정책이 있었다고 한다.
튀르키예 브랜드 상품과 외국 브랜드 상품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이스탄불 맥도날드 빅맥 세트 가격은 한화 기준 약 1만원, 바로 옆에 위치한 튀르키예 브랜드의 햄버거 세트 가격은 5000원이 되지 않았다.
이스탄불 시내에서 관광객이 많은 중심부와 자국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물가도 극과 극으로 갈렸다. 같은 음식 가격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여행객 대부분이 찾는다는 아야 소피아 인근 한 평범한 식당에선 500리라를 냈다. 분위기도 딱히 좋지 않고 맛도 훌륭하지 않은 한 끼가 3만원이 넘었다.
하지만 올드타운을 조금만 벗어나 현지인이 많이 거주하는 아시아 지역이나 도심 외곽 식당 한 끼 가격은 1만원 이하다. 맛도 준수하다. 관광객을 상대로 벌어지는 ‘바가지 물가’를 감안해도 너무나 큰 가격 차이다.
튀르키예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한다.
이스탄불은 전 세계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도시이기에 시민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적절한 ‘바가지 장사’를 한다. 다른 지역보다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독일 등 외국에 취업할 기회도 있다. 반면 지방 소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한없이 가치가 떨어지는 리라화 소득으로 부의 증식을 꿈꿀 수조차 없다.
지난달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튀르키예 국민들은 고물가·대지진 늑장 대응 책임에도 ‘범튀르크주의’를 표방하는 에르도안의 장기 집권에 힘을 보태 줬다. 오늘날 이스탄불 시내를 걸으면 어느 나라보다 수많은 자국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그 깃발을 보고 있으면 먹고사는 문제보다 이념이 더 크게 와닿는 모양이다.
김범수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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