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멀미 [詩의 뜨락]

2023. 6. 3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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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권

에 드러라 꾀끔이 어째 그르케 눅디야 칼만 안 들었지 예라이 순 그러키 정들자 이별이고 살 만하믄 세상 뜬다구 안 하던 가베 도척이 같이 죽어라 일만 해 쌌더니 그 드런 눔 한 아가리에 다 밀어 넣구 그렇게 갈 줄 누가 알았디야 갱엿실같이 한참 늘어졌다 끊어지는 익숙한 사투리가 호박 넝쿨 지붕을 덮듯 그렇게 나까지 휘감을 줄은 물랐던 것인데, 시상 천지에 인두겁을 쓰구 그 인사들이 장례식장에 왔드라잖아 희멀끔한 건 장 그대로구 와 가지구 지집이 성님 어쩌구 하며 아가리 처발리는디 꼬라지두 뵈기 싫드리야 지두 양심은 있었던가 슬금슬금 내빼는디 호박 넝쿨 박 넝쿨로 얽히고설키는 이야기 끝, 그래 죽은 년만 불쌍하지 팔밭다랭이 갈퀴가 되게 일궈서 연놈 한 아가리에 다 밀어 넣고 일평생 직사하게 일만 하다가 얼마나 잘 처먹었는지 연놈이 부연 것이 기름이 잘잘 흐르더냐 저는 활 가마구 거치 눈이 십 리는 기어들어 가서 그렇게 죽더니만, 투욱 이야기가 끊어지고 하나는 오백거리서 물 흐름에 어지러워 나는 일가뻘 되는 한쪽이 육손이던 샘가에서 앵두를 따주던 누님 이야기에 아래로만 말조개처럼 파고 들어가고

-잡지 ‘문학사상’(2023년 4월호) 수록

●송진권 시인 약력

△1970년 옥천 출생. 2004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 ‘자라는 돌’,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원근법 배우는 시간’ 등을 펴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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