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시아 컵] 호주전에서 드러난 한국의 핵심 과제 ‘주축 선수 의존도 줄이기‘
한국이 주축 선수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과제와 마주했다.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3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올림픽 파크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FIBA 여자 아시아 컵 호주 2023 6강 호주와의 경기에서 64-91로 패했다. 오는 1일(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필리핀과 5~6위 결정전을 치른다.
아쉬움보다 아픔이 컸던 결과였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컵 4강 진출을 놓쳤고, 4위까지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진출 티켓 획득도 실패했다.
한국은 아시아 컵을 앞두고, 신구 조화를 살린 12인 출전 명단을 발표했다. 핵심 선수인 김단비(180cm, F), 강이슬(180cm, F)은 건재했고, 든든한 기둥 박지수(198cm, C)도 복귀했다.
이어 8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경은(176cm, G)의 합류 소식도 전해졌다. 어린 나이부터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 잡은 박지현(185cm, F)뿐만 아니라, 젊은 피 이해란(180cm, F)-이소희(171cm, G)도 이름을 올렸다.
중국, 뉴질랜드, 레바논과 A그룹에 배정받은 한국이었다.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한국은 강호 중국 다음인 2위로 B그룹 3위와 6강에서 만날 것이 유력했다.
한국의 목표는 최소 4강 진출이었다. 파리 올림픽 지역 예선을 겸한 아시아 컵에서 4강 진출은 올림픽 진출로 이어지기 때문.
그러나 한국은 아시아 컵을 준비하기 위해 떠난 라트비아 원정 평가전에서 2패를 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패배 이상으로 불안감을 드러냈다. 불완전한 박지수 몸 상태와 비시즌에 치러진 평가전임을 참작하더라도, 올림픽 진출 황색 신호였다.
한국은 목표 달성을 위해 뉴질랜드와 A그룹 1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세대교체 과정에 있는 뉴질랜드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오히려 한국을 전반 내내 압도했다. 노골적으로 페인트존을 공략했고, 전략은 적중했다. 박지수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한국 역시 가만히 당하지는 않았다. 지역 방어와 2대2 공격으로 실마리를 찾았다.
강이슬-박지수-김단비가 승부처에서 힘을 냈다. 4쿼터 막판 동점을 만들면서, 역전승까지 바라봤다.
그럼에도 전반 실패는 치명적이었다. 승리에 단 3점이 모자랐던 한국이었다. 한국의 파리 올림픽 진출은 뉴질랜드전 패배로 먹구름을 드리웠다.
최약체로 평가받은 레바논전 대승으로 반전을 노린 한국은 중국과의 A그룹 최종전에서 승리해야만, A그룹 2위 이상을 노릴 수 있었다. 한국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초반부터 드러났던 이유.
또 대회 내내 꾸준히 활약한 박지수, 강이슬, 김단비를 이경은이 도왔다. 이경은은 중국전에서 17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폭발했다.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한국은 이들의 활약으로 우승 후보 중국과 연장전까지 가는 대결을 벌였다. 기대 이상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핵심 선수들의 과부하가 희망을 잡아먹었다. 박지수와 박지현은 나란히 41분 이상 출전했고, 강이슬-김단비 역시 35분 이상을 뛰어야 했다. 이경은-이해란-안혜지(164cm, G)가 식스맨으로 나섰지만, 주로 벤치에 머물렀던 다섯 선수 출전 시간 합계는 4분에 불과했다.
그 결과, 한국은 하루 휴식 후 나선 호주와의 경기에서 무거운 발놀림으로 초반부터 끌려다녔다. 1쿼터부터 15점 차로 밀렸고, 이후에도 점수 차를 한 자리 이내로 줄이지 못했다. 호주와의 전력 차를 생각하더라도, 이렇다 할 기회조차 엿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선민 국가대표팀 감독도 경기 후 FIBA와 공식 인터뷰에서 "내 운영이 부족했다.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운 대회다. 동시에, 숙제도 안았다"면서도 "(박)지수가 체력적으로 어려워했다.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보여주려 했다. 부상 우려로 휴식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분명 박지수는 대체할 수 없는 선수다.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한 슈터 강이슬과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갖춘 김단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핵심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해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핵심 선수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한국이다. 유망주들 성장세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 주축 선수들 나이는 더 이상 어리지만 않다.
사진 제공 = F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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