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오네”… 한화 7연승 하기까지 18년 걸렸다

성진혁 기자 2023. 6. 3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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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선수들이 7연승을 달성하고 환호하고 있다. 2023.6.30/연합뉴스

18년 19일 만이다. 프로야구 한화가 7연승을 하기까지 기간이다. 한화가 30일 열린 대구 경기에서 홈 팀 삼성을 6대1로 눌렀다. 타선은 홈런 세 방 등으로 6점을 뽑았고, 선발 투수 문동주(20)는 6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순위는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높였다.

한화는 지난 21일부터 KIA·NC·KT에 각각 2승 무패를 기록하며 2019년 9월 19일 이후 처음 6연승을 달리더니, 이날 삼성을 잡고 2005년 6월 11일 LG전 이후 6593일 만에 연승 행진을 7경기로 늘렸다. 박찬혁 대표이사는 경기 후 더그아웃으로 내려와 최원호(50) 감독에게 꽃다발과 샴페인을 선물로 안겼다. 한화는 전날 대전 KT전에서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4승 무패)를 앞세워 7연승을 노렸는데,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됐다. 체력 소모를 줄이며 대구로 이동한 한화는 30일 경기 초반부터 삼성을 몰아쳤다.

30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가 6대 1 승리를 거두며 18년 만에 팀 7연승을 달성한 뒤 관중석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3.6.30/뉴스1

4번 타자 닉 윌리엄스(30)가 첫 타석이던 1회 2사 1루에서 선제 투런 홈런을 쳤다. 삼성 선발 최채흥(28)이 던진 시속 128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KBO(한국야구위원회) 데뷔 3경기 만에 터뜨린 1호 대포이자, 팀 통산 4200호 홈런이었다. 좌타자인 윌리엄스는 5월말에 타격 부진으로 방출된 브라이언 오그레디(31)를 대체해 얼마 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2회에도 2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정은원(23)이 우월 솔로 홈런을 쳤고, 이어진 1사 2-3루에서 김인환(29)이 내야 땅볼로 추가 타점을 올렸다. 노시환(23)은 5-0으로 앞서던 7회에 1점 홈런(15호)을 치며 홈런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문동주는 6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 넷 2개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는 호투를 펼치며 시즌 5번째 승리(5패)를 따냈다.

한화는 2010년부터 작년까지 13년 동안 최하위만 7번을 한 ‘동네북’이었다. 2013년엔 개막 13연패를 당했다. 2010년대 들어 최고 성적은 2018년 정규리그 3위였다. 지난 세 시즌은 내리 꼴찌를 했다. 2020년 6월엔 창단 후 단일 시즌 최다 연패(14연패)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지자 한용덕(58) 감독이 물러나야 했다. 지난 10년 동안 한화가 수렁에서 허덕일 때면 관중석에서 부처 가면을 쓰고, 목탁을 두드리며 인내심을 시험하는 팬들이 등장하곤 했다. ‘한화 보살스’라는 별명도 생겼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3년째를 맞았던 올해도 4월까지 6승17패1무로 부진해 바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한화는 수베로 감독을 5월 11일 경질하고 최원호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꿨다. 그런데 당시 팀이 5월 들어 5승2패로 상승세를 타던 시점이라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에 팬들이 반발했다. 일부 팬들은 한화 서울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최 감독 체제에서 약체 이미지를 떨쳐내며 조금씩 승수를 쌓아갔다. 지난 22일엔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5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성적(20승18패3무)만 따지면 6위. 투수 출신인 최 감독 영향인지 5월 이후 한화 투수진 평균자책점(3.74)은 전체 3위다.

한화는 2005년 6월 4일 두산전부터 6월 14일 KIA전까지 9연승을 달린 바 있다. 8구단(126경기) 체제였던 그해 한화는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SK(현 SSG)를 꺾었다. 플레이오프에선 2위 두산에 져 한국시리즈 진출엔 실패했다. 올해 한화는 어느덧 8위(30승37패4무)까지 올라갔다.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는 5위권(키움·두산)과의 승차는 2경기. 한화 선수들은 요즘 매일 순위표를 확인하며 희망을 부풀려가고 있다.

고척에선 2위 SSG가 홈 팀 키움을 7대3으로 누르고 3연패 후 1승을 거뒀다. 0-0으로 맞서던 6회에 최주환(35)과 기예르모 에레디아(32)가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27)를 공략해 2점 홈런 하나씩을 치며 4점을 올렸다. SSG 선발 김광현(35)은 8회 2사까지 1실점(5피안타 1볼넷 9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1패)를 올렸다. 그는 이날 타자 29명을 상대하면서 역대 11번째로 8000타자 이상을 상대(8015명)하는 기록도 세웠다. SSG는 올해 키움을 상대 전적 9승1패로 압도하고 있다.

잠실에선 LG가 KIA에 5대4로 역전승했다. 2-4로 뒤지던 6회 2사 만루에서 홍창기(30)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김현수(35)는 4-4로 맞서던 9회 말 1사 1-3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LG는 5연승하며 선두를 지켰다. KIA는 3연패하며 8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

7위 KT는 안방 수원에서 3위 NC에 3대2로 역전승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1-2로 뒤지던 8회 말 1사 1-2루에서 박병호(37)가 동점 적시타를 쳤고, 이어진 1-3루에서 황재균(36)이 내야 땅볼로 결승점을 뽑았다.

4위 롯데는 울산에서 6위 두산을 1대0으로 물리치고 3연승했다. 0-0이던 연장 10회 말 1사 2-3루에서 프로 2년 차 윤동희(30)가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개인 1호)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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