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홍콩 국가보안법 3년…빠른 중국화에 커지는 반중 정서
[앵커]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된지 오늘(30일)로 꼭 3년이 됐습니다.
홍콩의 한 민주 진영 인터넷 라디오 방송은 오늘 18년 역사를 끝으로 방송을 중단했는데요.
집회가 사실상 금지된 채 빠르게 중국화 되고 있는 홍콩의 현실을 이랑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홍콩의 주요 관광지는 요즘 중국 본토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홍콩 사투리인 광둥어 대신 표준 중국어가 더 자주 들립니다.
[리/중국 선전 관광객 : "우리는 모든 과정에서 표준 중국어로 소통할 수 있어요. 아무런 어려움도 없습니다."]
홍콩 당국이 표준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면서 가능해진 일입니다.
[타이터스/홍콩 시민 : "너무 안 좋아요. 우리 동네 같지 않아요. 그들이 끼어들었어요. 홍콩은 중국어 대신 광둥어가 들려야 하는 곳이잖아요."]
홍콩의 어느 서점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집과 공산당 서적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2019년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해를 넘어서도 계속되자 중국 당국이 이듬해 홍콩국가보안법을 전격 시행하면서 생긴 변화들입니다.
실제 3년 사이 빈과일보 등 홍콩의 민주 진영 언론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고, 홍콩기자협회 회원 수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론슨 챈/언론인 겸 홍콩기자협회장 : "기자들은 홍콩에서는 더 이상 좋은 기자가 될 수 없다면서 떠나려고 합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가 열렸던 빅토리아 공원.
집회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6·4 천안문 민주화 시위 촛불집회조차 4년째 열리지 못했습니다.
6월 4일 촛불집회 무렵에는 보수 공사가 진행됐고, 현재는 홍콩의 중국 반환 26주년 기념식을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입법회 의원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채 투옥된 동료들 면회 가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
[에밀리 라우/홍콩 민주당 국제위원회 위원장 : "저도 다음 주에 체포될지 모르죠. 하지만 그렇게 무섭지는 않습니다.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홍콩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고도의 자치를 약속받았지만, 빠르게 중국화 되면서 홍콩 내 반중 감정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콜리 랭/홍콩 시민 : "저는 홍콩인이에요. 사람들이 나를 중국인이라고 한다면, 나는 '미안하지만 아니야'라고 말할 겁니다."]
홍콩에서 KBS 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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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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