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부대 방문했다가”…병사가 간호사 신분도용해 ‘음란채팅’
[앵커]
한 여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성적인 대화를 하는 앱에서 유명해져 있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군 부대에 갔을 때 한 병사가 신분증을 몰래 찍었고, 이 여성 행세를 해온 겁니다.
주소도 노출되면서 피해 여성은 이사까지 해야 했습니다.
원동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21년 군 부대에 헌혈 지원 업무를 다녀온 간호사 A 씨.
1년여 뒤, 모르는 남성이 SNS로 연락해왔습니다.
자꾸만 자신과 대화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알고 보니 A 씨를 사칭한 사람과 채팅 앱에서 만난 거였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누군가가) 제 이름, 신분증, 학력, 직업 전부 다 저를 도용한 상태에서 야한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고…"]
놀란 A 씨는 직접 채팅 앱에 가입해 봤는데, 여러 명의 남성이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이미 유명 인사였던 겁니다.
자신과 대화했다는 남성들에게서 받은 채팅 화면입니다.
성적 취향과 A 씨의 SNS 사진에 대한 음란한 대화가 이어집니다.
A 씨를 사칭한 인물은 상대가 의심하자 신분증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누군가가) 쳐다본다고 느끼면 '저 사람도 어플에서 나를 봤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사칭한 사람을 찾아달라고 경찰에 고소해 수사한 결과, 범인은 병사였습니다.
군 부대를 방문했을 때, 위병소에 근무하던 병사가 신분 확인용으로 제출한 신분증을 몰래 찍어가 A 씨 행세를 한 겁니다.
그러면서 A 씨의 주소까지 뿌린 거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두려움에 떨다 결국, 이사를 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실제로 만나자고 여러 번 얘기를 했다고 제 주거지까지 다 밝히면서.. 혼자서 살고 있는 곳이어서 두렵고."]
가해 남성은 A 씨 신분증을 몰래 촬영한 것뿐만 아니라, A 씨를 사칭한 범행 대부분을 군 부대 내에서 저지른 걸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부대 측이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한 사이 지난해 말 무사히 전역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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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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