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뼈를 부러뜨리고 싶어”…고통 속의 힘겨운 단약 [탐사K] [‘약’한 사회, 마약을 말하다]
[앵커]
서울의 한 지구대 CCTV에 찍힌 모습입니다.
한 여성이 두 팔을 마구 흔들고 자신의 팔과 다리를 계속 확인합니다.
택시에서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서까지 온 건데 마약에 취해있었습니다.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면서 또 약물에 손을 댄 겁니다.
마약 중독 실태를 추적한 KBS 탐사보도부의 연속보도, 오늘(30일)도 이어갑니다.
약을 끊겠다고 결심한 뒤 길게는 수십 년씩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신지수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어제 늦게 나간 손님들 것 설거지 좀 해놓고 (나가야죠.)"]
출소한 지 석 달째, 김 모 씨는 식당 일을 마친 뒤 매일 자전거에 오릅니다.
마약 유혹을 떨치려고 하루 4시간씩 페달을 밟습니다.
[김 OO/단약 3개월 : "오늘 어디까지 가야겠다 하고 목표를 정하니까 그게 도착했을 때 성취감도 생기고요. 끈기가 좀 생기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20대에 시작한 마약, 교도소를 10번 넘게 들락거리면서도 30년 넘게 끊지 못했습니다.
[김 OO/단약 3개월 : "교도소 안에서는 엄청 후회하고 이제 나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그 생각들이 딱 (교도소)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싹 사라져요."]
이번에야말로 굳게 마음을 먹었지만, 언제 또 무너질까 여전히 두렵습니다.
[김 OO/단약 3개월 : "중독자들하고 전화를 안 하고 오더라도 받고 나서 차단시키고… 내일 어떤 문제가 일어나서 내가 무너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20대 김 모 씨는 단약을 결심한 지 이제 1년이 됐습니다.
수년 동안 마약에 빠져 지낸 몸은, 약을 끊자 매일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김 OO/단약 1년째 : "발가락 손가락 오그라들고 있고 몸도 슬슬 아파 오고. 관절을 그냥 꺾어서 부러뜨리고 싶은 느낌..."]
불쑥 불쑥 찾아오던 금단증상은 최근 겨우 잦아들었지만 하루하루 유혹과 고통이 여전합니다.
[김 OO/단약 1년째 : "옛날에 투약했던 호텔이나 약국이나 병원이나 보면 좀 놀랄 때 있어요. 그냥 지나가고 싶은데 쳐다보게 되고..."]
일단 마약에 중독되면 금단은 의지의 영역을 넘어섭니다.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 원장 : "뇌에 생긴 명백한 병이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이 딱 맞닥뜨리게 되면 뇌는 강박적으로 그걸(마약을) 찾게 만드는 거거든요."]
지난 2년간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마약 범죄 재범률이 38%.
처벌받은 열 명 중 4명가량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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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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