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감되자 맞닥뜨린 '방'…늪에 빠뜨리는 형님들" (풀영상)

박하정 기자, 배준우 기자 2023. 6. 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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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약사범들은 그 혐의에 따라 구속 수감되거나 보호관찰에 처해지고, 또 중독의 정도에 따라서는 치료의 기회를 받기도 합니다.

이렇게 각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재활 가능성도 확연하게 달라지는데, 박하정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박하정 기자>

종이컵과 검사 키트를 들고 사무실을 나섭니다.

[정세라/울산보호관찰소 성인보호관찰 주임 : 마약 관련해서 불시로 저희가 이제 점검하려고….]

엑스터시에 손을 댔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보호관찰 대상자가 재투약하지는 않았나 확인하러 가는 길.

[정세라/울산보호관찰소 성인보호관찰 주임 : 두 줄이 나오면 음성인데 한 줄 나오게 되면 저희가 그걸 정밀 검사로 국과수에 보내서….]

대상자가 저항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될지 몰라 항상 2인 1조로 움직입니다.

[정세라/울산보호관찰소 성인보호관찰 주임 : 지금 집에 계세요?]

전화를 받고서야 문을 여는 대상자.

[정세라/울산보호관찰소 성인보호관찰 주임 : 뒤돌아 서 있을 테니까 소변 받으시면 돼요.]

소변을 바꿔치기할까 함께 화장실까지 들어갑니다.

[정세라/울산보호관찰소 성인보호관찰 주임 : 두 줄 다 해서 음성 확인됐어요. 잘하고 계시네요.]

이런 불시 검사에 매달 1번 정기 검사, 또 집중 면담까지 전부 다 보호관찰관 몫입니다.

[김현준/울산보호관찰소 성인보호관찰계장 : 주변 친구들이나 이런 분 중에서도 (마약과) 관련된 분은 없는 거죠, 지금은?]

마약사범 6명을 포함해 모두 102명을 관리합니다.

OECD 국가 평균,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숫자의 2.7배 수준입니다.

[김현준/울산보호관찰소 성인보호관찰계장 : 연락이 두절되면 집도 가고 직장도 가보고 무직자거나 노숙자거나 그럼 노숙자들이 모이는 곳에도 가보고….]

보호관찰을 통해 재활의 기회를 잡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실형이 선고돼 수감되면 그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다고 합니다.

지난달 출소한 김현수 씨는 마약사범 2명과 같은 방에 있었습니다.

필로폰 판매책과 단순 투약범이었습니다.

[김현수(가명)/지난달 출소 : (두 사람이) '너 형이 전화번호 주면은 나가서 동생한테 전화해, 형이 연락해놓을 테니까 물건 가져가서 하고 있어' (얘기해요).]

화상 진료로 처방받은 정신과 약, 즉 마약류를 서로 주고받는다고도 했습니다.

[김현수(가명)/지난달 출소 : '졸피뎀 한 스무 알만 좀 모아서 줄래, 형이 영치금 한 30만 원 집에다 얘기해서 너 가상계좌로 꽂아줄게' (말하고) (상대방은) 돈이 들어오면은 약을 줘요.]

이런 내부 거래는 추가 기소와 처벌로 또 이어집니다.

때문에 단 하루라도 먼저 중독 차단과 재활 치료가 중요합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 2번을 선고받고도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된 정하윤 씨,

[정하윤(가명)/마약 투약자 : (집행유예 나오고 나서 '참아야지, 안 해야겠다' 이런 마음이 들었을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어땠어요?) 아니요, 친구도 없었고 생각도 안 났어요. 그때는 계속 달렸죠.]

'재범'을 하기 전 중독 재활 치료를 알지 못했다는 정 씨는 3번째 재판을 맞이한 지금에서야 스스로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정하윤(가명)/마약 투약자 : 많이 후회되죠. 이런 데가 있었으면 진작에 가서 빨리 사건이 생기기 전에 끝냈어야 됐는데.]

(영상취재 : 임동국·김승태·김남성,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이준호·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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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는 우리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최근 급격하게 마약에 빠진 실태를 짚어보고 그 원인과 대안을 찾아보는 연속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그 마지막 순서로 오늘(30일)은 국내 마약 중독 치료 전문가인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 '미래 세대' 마약 어느 정도 늘었나?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장 : 실제 임상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 굉장히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마약 중독자의 대부분은 20대가 거의 80~90%를 차지를 하고, 10대가 이제 10% 넘게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고요. 연령대도 정말 저희 병원에 14살짜리 청소년이 입원해 있을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의 확산이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Q. '정직한 마약상' 꿈꾸는 10대, 실상은?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장 : '나중에 끊고 잘 지내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식의 인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아무래도 이제 신체 자체가 젊다 보니까 약물로 인한 부작용도 사실은 성인들 나이 들어서보다도 조금 덜 겪고요. 부작용을 겪고 나서도 회복이 굉장히 빠르다 보니까 '이거 해도 되는 거 아니야?'라는 식의 안이한 인식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Q. '좀비 거리' 미국보다 한국이 안전?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장 : 저는 감히 대한민국은 더 심할 수도 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무엇이냐면, 우리나라가 의료 접근성이 굉장히 좋은 선진국이지 않습니까? 의사 만나기도 쉽고 약값도 싸다 보니까.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의사를 통해서 오남용될 수 있는 중독성 처방 약물들이 전문의를 만나려고 예약을 잡아야 되고 진료비도 비싸고 약값도 비싸고 그 돈 줄 거면 길거리에서 사는 게 나은 것인데, 대한민국은 반대로 의사를 통해서 오남용될 수 있는 약물들이, 접근성이 너무 뛰어나거든요.]

Q. 마약사범, 구속 수사가 정답일까?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장 : 이게 단속과 구속만 가지고는 이 문제를 절대로 풀 수가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마약 중독자들이 교도소를 가게 되면은 마약방이라고 해서 마약 중독자끼리 같이 모아놓거든요. 그 안에서 6개월, 1년 있는 동안 계속 마약 이야기만 하고 마약에 대한 새로운 지식, 법망을 피하는 것 여러 가지, 저희는 사관학교라고 이제 환자들은 표현을 하는데, 거기서 출소를 하는 순간 그 마약에 대한 더 나쁜 지식들을 갖게 되고 동시에 이제 퇴원하면서 이제 서울 형님, 부산 동생, 인천 삼촌 해가지고 궁극적으로 전국적으로 약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배급망을 얻고 나오는 것이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뭐냐면 구속 수사 시스템을 가지고 가되 거기에 얼마나 철저한 치료 프로그램들을 같이 얹어서 가는가가 제일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죠.]

Q. '유혹의 마약' 얼마나 위험한가?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장 : 마약을 하는 것은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거든요. 무엇이 문제냐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사실은 좀 힘들어요. 궁극적으로는 땅에 붙어서 살던 우리들의 존재가 마약을 먹음으로 인해서 우리 뇌가 천상으로 두둥실 떠오르게 되는데 이 떠올랐던 뇌는 필연적으로 땅에 내다 꽂히게 돼 있는 거죠. 그다음부터 살아가는 삶이 지옥인 것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
배준우 기자 ga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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