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방송 후 세워진 ‘임진각 망배단’의 하루
[앵커]
이산가족을 찾는 생방송 뒤 파주 임진각에는 망배단이 생겼습니다.
실향민들이 고향과 가족을 향해 애끓는 마음을 달래는 곳입니다.
망배단의 하루를 김건우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리포트]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이 계기가 돼 1985년 세워진 임진각 망배단.
93살 조동호 할아버지가 장맛비를 뚫고 이곳을 찾았습니다.
6.25 전쟁이 터진 1950년 20살 때 인민군 징집을 피해 홀로 월남했습니다.
11남매의 장남으로서 가족을 꼭 만나고야 말겠다며 70년대에 브라질로 이민 간 뒤 브라질 여권을 들고 1990년 고향 개성을 찾았습니다.
한을 풀었다 싶었지만 다시 찾아온 생이별은 뼈에 사무칩니다.
[조동호/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 "나 한 번 다시 보고 죽어야 되겠다, 너 도저히 그냥 못 보내겠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하면서 어머니하고 울고 울고…"]
9년 전 오빠를 남겨 두고 온 북한이탈주민도 그리움이 무시로 밀려올 때면 이곳이 안식처가 됩니다.
[김○○/북한이탈주민 : "건강하게만 잘 살아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 주셨으면 좋겠다…"]
["이곳은 한국방송 KBS가 1983년에…"]
망배단 옆에는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때 수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곡의 노랫말을 새긴 비가 있습니다.
그 특별했던 생방송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도 전하고 있습니다.
[네이선 홈즈/영국인 : "(KBS가 한 것처럼) 방송을 통해 가족을 찾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린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영방송 KBS의 가치를 국내외에 각인시킨 특별생방송 이후 40년, 이산가족들의 애타는 염원이 언제나 이뤄질지 기약도 없이 망배단의 하루는 또다시 흘러갑니다.
["목메이게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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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kun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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