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불안했다”…토사 주택 덮쳐 1살 여아 사망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긴 장마의 초입을 지났을 뿐인데 며칠 전 전남 함평에서 한 명이 희생된 데 이어 오늘(30일) 새벽 경북 영주에서는 잠자던 한 살 아기가 숨졌습니다.
새벽 시간, 흙더미가 집을 덮친 겁니다.
첫 소식, 박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물을 잔뜩 머금은 토사가 흘러들면서 집 벽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침구와 가재도구는 진흙에 파묻혀 버렸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집 위쪽 밭에서 유실된 토사가 3대 일가족 10명이 함께 살던 집을 덮쳤습니다.
쓸려내려간 토사가 이렇게 벽을 뚫고 집안으로 들이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14개월 여아가 그대로 매몰됐습니다.
두 시간에 걸쳐 구조 작업이 이어졌지만 아이는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아이 아버지는 벽이 갈라지는 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진흙이 순식간에 밀려 들어 다른 식구들은 급히 대피했지만 아이는 구하지 못했다고 눈물을 쏟았습니다.
유족과 인근 주민들은 비가 내릴 때마다 밭에서 토사가 계속 흘러 내려 밭주인에게 항의해왔다고 말합니다.
[장재봉/인근 주민 : "10년 전부터 비가 많이 오면 저 위의 토사가 밑으로 계속 내려오는 상황이었는데, 이게 예견된 인재라고 생각됩니다."]
주민들의 걱정이 컸지만 경북 영주시는 해당 밭의 토사 유실 문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해당 밭 주인에게 안전 대책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고 이번 사고는 산사태가 아니어서 사후 조치도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경북 영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산사태로 인한 거로 저희가 이제 판단을 하면 사방사업이나 그런 이제 사업을 진행할텐데 우선은 저희가 산사태로 인한 피해는 아니라고..."]
경북 영주에는 밤사이 시간당 최대 5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토사가 유실돼 주차된 차량 5대가 매몰됐고 주택 백여 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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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go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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