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도 없이 '불시착'…12시간 대합실서 방치된 승객들
이틀 전 인천에서 베트남으로 가던 여객기가 필리핀에 불시착한 일이 있었습니다. 200명 넘는 한국인 승객들이 탄 베트남 여객기였는데, 자세한 설명도 없이 열 시간 넘게 방치돼 있었다면서 귀국하는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탑승객 : 좀 큰 소리로 팡팡 소리가 나는 거예요. 오른쪽 프로펠러(엔진) 쪽에서 스파크가 튀기는데 조그만 폭탄 터지듯이 그 소리에 놀란 사람도 있고 저도 깜짝 놀라고 봤거든요. 한두 번은 아니고 7번에서 8번]
지난 28일 새벽 2시 인천을 출발한 베트남 비엣젯항공 여객기에 탔던 승객의 증언입니다.
목적지는 베트남 남부 휴양지인 푸꾸옥으로 탑승객 214명 가운데 206명, 96%가 한국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승객들에 따르면 이륙 후 얼마 뒤 불꽃과 굉음이 들린 겁니다.
그러곤 무슨 일인지 설명도 없이 안전 문제로 불시착할 거라는 공지만 한 뒤 필리핀 북부의 라오아그 공항에 내렸습니다.
[탑승객 : 너무 불안해서 (엔진 쪽을) 2~3분에 한 번씩 봤죠. 그러고 나서 30분 됐나. 필리핀으로 착륙을 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해서 이게 뭐지. 출발한지 한 시간, 두 시간 밖에 안 돼가지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내린 뒤엔 온다던 대체 항공편은 기약이 없었습니다.
승객들은 좁은 대합실에 라면 등 요깃거리만 먹으며 쪽잠을 자다가 12시간 뒤에야 다른 비행기를 탔습니다.
여행을 망쳤단 생각에 우는 사람도 여럿 있었습니다.
[탑승객 : 진짜 감금 아닌 감금처럼, 작은 공간에 한 200명 넘게 있다 보니까.]
결국 예정보다 16시간30분 늦게 베트남에 도착했습니다.
탑승객들은 항공사로부터 보상방침을 들은 게 없다며 귀국 후 소송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 / 영상그래픽 : 김영진 / 취재지원 : 박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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