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서 죽음 위기 넘긴 조지아인 “인하대병원 의료진에 감사”
회의 참석차 인천 찾은 기오르기
심한 복통에 의식 잃고 병원 이송
급성 충수염 ‘패혈증 쇼크’ 진단
곧바로 수술 뒤 25일간 집중 관리
무사히 회복해 고국으로 돌아가
전입중증환자 진료제공률 99.7%
국내 최고 중증환자 치료 역량 확인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고향 땅을 밟을 수 있게 해준 인하대병원,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조지아 국적의 쿠나슈빌리 기오르기(35)는 지난 5월2~5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행사 참석 때문에 숙소에 머물던 기오르기는 총회 마지막 날인 5일 오전 1시50분께 갑자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다.
동료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소방당국은 ADB 연차총회의 협력병원인 인하대병원으로 그를 이송했다.
인하대병원 의료진은 기오르기에게 초기 응급조치를 한 뒤, 각종 검사를 시행해 급성 충수염에 의한 패혈증 쇼크가 온 것으로 진단했다. 또 이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입원의학과 박정미 교수와 외과 이진욱 교수 등 인하대병원 의료진은 기오르기의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 곧바로 충수제거 수술에 들어갔다. 또 기오르기를 중환자 병상에서 일반 병상으로 옮기기 전인 지난 5월29일까지 약 25일간 24시간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또 신장 투석, 장기 기능 회복을 위한 약물치료 등에도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인하대병원은 주관 부처인 기획재정부 및 주한 조지아대사관 등과 공조해 치료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확보했다. 그 결과 기오르기는 무사히 회복했고 지난 6월22일 퇴원해 고국으로 돌아갔다. 기오르기는 “자칫 타국에 왔다가 가족들을 영영 보지 못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인하대병원의 수준 높은 의료 시스템을 몸소 경험했고, 그 덕에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한국 정부와 조지아 정부, 특히 인하대병원 의료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은 국제적인 행사에서 위급상태에 빠진 외국인 환자를 살려내는 등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안전망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 병원의 ‘중증상병 해당환자의 응급실 평균 재실시간’은 2020년 기준 4.6시간으로 다른 권역응급의료센터의 평균 5.6시간보다 짧다. 이 지표가 낮으면 중증환자들이 빠르게 입원한다는 의미다. 이는 중증환자들의 빠른 입원 결정을 위해 중증상병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해 신속진료체계 및 주 진료과와의 협의진료체계를 구축한 결과다.
중증 응급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적시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하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해 중증환자 진료를 위한 시설·장비·인력을 확보하고, 각 임상진료과와의 유기적인 협진체계를 만들어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인하대병원의 전입중증환자 진료제공률(응급실에 전입한 중증환자 중 재전원 없이 본원에서 최종 치료된 환자 비율)은 99.7%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택 인하대병원장은 “중증환자의 최종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와 동시에 타 병원과도 중증진료체계 강화 업무협약 등을 통해 지역병원 간 진료 협력체계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높은 의료 서비스를 토대로 필수의료 안전망을 갖춘 중증진료체계를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도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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