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아시안컵 정상까지 단 한 걸음…숙적 일본 넘어 일내자
대회 15골 몰아친 발톱 앞세워
21년 만에 패권 탈환할지 관심
한국 남자축구의 또다른 황금세대가 오랜 한·일전 굴욕 역사를 청산하러 나선다. 17세 이하(U-17) 대표팀이 U-17 아시안컵 결승에 올라 일본과 우승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U-17 축구대표팀은 29일 밤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986년과 2002년 이 대회를 우승했던 한국은 이제 7월2일 결승전에서 21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우승을 다툴 상대는 일본이다. 준결승에서 이란을 3-0으로 완파한 일본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3회)을 갖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남자축구가 제대로 된 설욕의 기회를 맞았다. 한국은 지난해 6월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U-16 대표팀의 인터내셔널 드림컵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그 대표팀이 U-17 대표팀이 되어 나선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결승까지 승승장구, 다시 일본을 만났다.
한국 축구 전체로도 이어지고 있는 한·일전 참패 역사를 청산할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2021년부터 한·일전 4연패를 당하고 있다. 4패 모두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졌다.
2021년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매치에서 0-3으로 졌고, 6월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졌다. 같은 달 U-16 대표팀도 0-3으로 패한 데 이어 그해 7월에는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A대표팀이 또 한 번 0-3으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최근 어린 대표팀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연속 4강 진출을 달성했고, 이번에는 U-17 대표팀이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해 새로운 황금세대의 서막을 알렸다.
특히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매우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체력 안배를 위해 로테이션을 돌린 이란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0-2로 졌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 15골을 몰아쳤다. 아시아 최강급으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서도 1-0으로 승리해 득점은 비교적 적었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반 초반 잠시 밀린 이후로는 일방적인 공격으로 몰아부쳤다.
변 감독은 “지난해 6월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 4강은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은 일본과 만나는 스토리를 상상했다”며 “그게 현실이 됐다. 일본과의 결승전은 아주 치열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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