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는 상고하저일까…실적이 랠리를 입증해야 할 때[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6. 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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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이미 강세장에 들어섰다는 낙관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 둔화로 인해 올 하반기에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UBS의 수석 전략가인 바누 바웨자가 이끄는 전략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성장세 약화와 기업 실적 부진 등에 따라 향후 몇주일간 미국 증시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UBS는 "성장세는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약하고 시장에 반영된 것보다는 훨씬 더 약하다"며 현재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2%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장기 평균 성장률인 3.5%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이어 "증시 하락을 목격하기 위해 대대적인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동성 소진 가속화 등은 기업 실적이 하향 조정되기 전에 밸류에이션이 낮아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결과 UBS는 S&P500지수가 올해 말 3900선에서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지수대에서 10%가량의 조정을 뜻한다.

UBS가 주목하는 한 가지 특별한 이슈는 신용시장의 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변동금리 상승과 채무불이행(디폴트) 증가로 신용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UBS의 신용 전략팀장인 매튜 미쉬는 신용 조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신용등급 변동에 주목하고 있는데 지난 5월은 CCC 등급과 디폴트인 D 등급으로의 하향 조정이 지난 18개월 가운데 최악이었던 달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이 올해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다시 조달(리파이낸싱)해야 하는 리스크가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실적과 유동성 악화로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CCC 등급으로 떨어지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모든 요인이 올 하반기 증시에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UBS는 올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을 시장 컨센서스보다 낮게 예상하고 있는데 올 3분기 실적 발표 때가 되면 시장의 전반적인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명예교수도 지난 2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세계 경제가 짧고 완만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경제에 예상되는 4가지 시나리오로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연착륙과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되 짧고 얕은 경기 침체를 경험하는 연착륙에 가까운 경기 둔화, 심각한 침체에 빠지는 경착륙, 인플레이션도 끌어내리지 못한 채 경기 둔화를 겪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제시했다.

그는 이 가운데 짧고 얕은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약한 침체만으로도 미국과 글로벌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글로벌 증시가 연착륙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오는 7월과 9월에 연달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매파적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증시가 크게 충격을 받지 않고 버티고 있는 이유도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올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7월 어닝 시즌이 미국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랠리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기업들의 실적이 원인이었다.

올 6~7월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긴축 종결 시기가 오는 9월로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실망스럽다면 증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팩트셋에 따르면 나스닥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28일 기준으로 27.5배까지 상승했다.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되지만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조정을 받기 시작한 2021년 11월의 33배보다는 낮다는 것이 마켓워치의 설명이다.

기술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빠르다면 주가가 올라도 PER은 낮아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 종결이 좀 미뤄져도 증시 강세에 대한 믿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제 기대감에 따른 증시 상승은 한계에 도달했고 실적이 랠리의 정당성을 입증해줘야 할 때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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