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 학대에 숨진 초등생… “죄송하다” 도리어 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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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계모의 학대로 신체 곳곳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생은 생전 12살이라는 나이가 어울리지 않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법정에서 공개된 사망 전 그의 일기장을 보면 "어머니·아버지를 힘들게 했다"면서도 "다시는 (의자에) 묶이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한 달전에는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를) 의자에 묶고 나가셨는데 정말 끔찍했다"며 "내일은 하라고 하시는 것만 할 것이다. 다시는 묶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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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형사15부는 30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계모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붓아들의 사망 전 일기장 내용이 공개됐다.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갈 당시 12살이었던 지난해 6월 1일 학대를 당하고도 도리어 자책하는 글을 이어갔다.
그는 “매일 성경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잠을 못 주무셔서 힘드신데 매일매일 6시30분에 깨워주셔서 감사한데 저는 7시40분까지 모르고 늦게 나왔다”면서 “어머니께서 제 종아리를 치료하시고 스트레스 받으시고 그 시간 동생들과 아버지께서도 힘들게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썼다. 앞서 “어머니께서 똑바로 하라고 하시는데 꼬라지를 부렸다”고도 했다.
또 12월에는 “무릎을 꿇고 벌을 섰다”라거나 “의자에 묶여 있었다. 나는 빨리죽을 것이다”라고 연필을 흘렸다. 한 달전에는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를) 의자에 묶고 나가셨는데 정말 끔찍했다”며 “내일은 하라고 하시는 것만 할 것이다. 다시는 묶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해당 계모는 지난해 3월 9일부터 올해 2월 7일까지 11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50차례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친부도 2021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드럼 채로 아들을 폭행하는 등 15차례 학대하고, 아내의 학대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초등생의 사망 전날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됐다. 여느 때처럼 폭행을 당하고 의자에 장시간 묶여있다가 풀려난 뒤 절뚝거리면서 편의점으로 걸어갔고, 음료수 3병을 구입한 뒤 가게 안에 앉아있다가 계모와 그의 지인에게 발견돼 집으로 돌아갔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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