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사진 찍다 잡혀갈라…간첩 의심만으로 벌금형

공태현 2023. 6. 3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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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행가면 사진 많이 찍죠.

그런데 앞으로 중국 여행 가서는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중국이 내일부터 간첩 행위를 폭넓게 해석하고 처벌 수위도 높입니다.

기준이 모호해 사진 한 번 잘못 찍었다가도 간첩으로 몰릴 수 있습니다.

현지 교민과 유학생들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세계를 가다' 공태현 베이징 특파원입니다.

[기자]
흰 종이를 든 시민들이 밤거리에 나와 구호를 외칩니다.

[현장음]
"코로나19 핵산 검사 필요 없다. 자유를 달라,"

베이징 도심에서 펼쳐진 이례적 풍경은 SNS를 타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내일부턴 중국에서 이같은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다가 적발되면 간첩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간첩행위로 간주하던 행위가 '국가 기밀 정보 빼돌리기'에서 '국가 안보와 이익'으로 확대된 개정 반간첩법이 내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관련된 자료들을 엿보거나, 불법 제공·취득하면 간첩 행위로 판단될 수 있는 겁니다.

간첩 혐의를 증명하지 못해도 의심가는 정황만 있으면 최고 5만 위안, 우리 돈 900만 원 가량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개정 반간첩법에서 말하는, 국가 안보나 이익에 관련된 것이 대체 뭘 뜻하는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칫 중국에 머무는 외국인을 손쉽게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중국 내 한인들을 직접 만나 우려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베이징 교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어떠한 법이 제정돼서 딱 명시적으로 나와있는 게 아니라."

유학생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 유학생 유학생]
"북경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는 사진 찍거나 (인터넷) 검색도 법에 걸린다니까 걱정됩니다. 법 자체가 주는 공포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 유학생 유학생]
"과제나 자료 조사나 지금 어느 나라에서 뭐가 어떻게 진행되나 빨리 파악하고 그런 게 중요한데 하나하나 민감하게 돼 버리니까 조심스럽고."

교민들 우려가 커지자 우리대사관도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여행객들 역시 인터넷 검색이나 자료 저장, 포교 활동까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최동훈

공태현 기자 bal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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