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집 안으로 들이닥친 흙더미‥생후 14개월 아기 숨져
[뉴스데스크]
◀ 앵커 ▶
밤사이 남부 지방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경북 영주에서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가 주택을 덮쳤습니다.
3대, 모두 10명의 식구가 함께 잠든 새벽이었습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토사에 일가족 대부분이 급히 빠져나왔지만 매몰된 생후 14개월 된 아기는 끝내 숨졌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언덕에 길게 물길이 났습니다.
밀려 내려온 흙더미에 농가 주택 벽 한쪽이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토사는 집 복도와 방을 가릴 것 없이 뒤덮어 버렸습니다.
오늘 새벽 4시 40분쯤 경북 영주의 한 야산에서 흙더미가 무너져 내려 농가를 덮쳤습니다.
당시 집에는 3대가 함께 사는 일가족 10명이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서둘러 빠져나왔지만 14개월 영아는 흙더미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구조에 나선 소방대원들이 두 시간 만에 발견했지만,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유가족] "아빠, 엄마 사이에 아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아빠가 뭔가 이상한 소리에 불을 켜려고 (했는데) 벽이 넘어진 거예요."
밤새 퍼붓던 장맛비가 그치고, 날이 밝은 뒤 다시 찾은 현장은 사고 당시의 참상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언덕 위에 쌓여 있던 흙더미가 많은 비로 쏟아져 이 시멘트 벽을 무너뜨렸고, 가족들이 자고 있던 안방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이 방에는 가족들이 사용하던 이불과 생활 용품들이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작은 침대와 분유통.
갓 돌 지난 아기가 잠들어 있었을 방에도 토사가 밀려들었고, 할아버지 신발부터 어린이의 샌들까지 차곡차곡 쌓여 있는 신발장도 흙범벅이 됐습니다.
화목했던 3대 가족에 닥친 비극에 이웃들은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이정희/이웃 주민] "제가 맨날 안아주고 그랬는데, 며칠 전 그저께까지도 안아줬는데‥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천사 같아요."
[차봉희/이웃 주민] "엊그저께만 해도 (아기가) 왔다 갔다 했었는데 그냥 이렇게 돼버리니까, 눈물 밖에 안 나와요."
주민들은 몇 년 전에도 이 일대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는 사고가 잦았다며, 이번에도 예견된 참사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 한지은 / 영상편집 : 송지원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한지은 / 영상편집 : 송지원
변윤재 기자(jaenali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98941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속보] 국회, 야당 주도로 '이태원참사 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
- '출생통보제' 통과‥노란봉투법 찬반 '격돌'
- '물 폭탄'에 산사태‥14개월 영아 숨져
- 윤영찬 "윤 대통령, 사실상 쿠데타로 대통령 돼‥전 정부에 열등감도"
- "왜 이렇게 막히나" 했는데‥터널 속 먹구름 급박했던 순간
- 대곡~소사선 시승한 윤 대통령 "수도권 출퇴근 30분대 시대 열겠다"
- 주차장 입구 일주일 동안 막은 차량 주인 경찰 조사‥"심적 부담에 잠적"
- "애들만 불쌍해" 현우진 세무조사‥'일타강사' 정조준 신호탄?
- 특급호텔서 "나오셨습니까, 형님!"‥문신 드러내고 집단 사우나도
- 거제서 생후 5일 아들 시신 야산에 묻은 부부 체포